▲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120경기도콜센터 상담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켰다. 이재명 지사가 박민희 상담원 대표와 정규직 전환 합의서에 서명 후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좀... 심경이 복잡하네요."
민간위탁업체에 소속돼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지난 수년의 기억이 떠올라서였을까? 경기도콜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A씨의 목소리가 살짝 흔들렸다.
A씨는 "그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7월 1일부터 공무직(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갖게 되는 마음가짐도 달라지는 것 같다"며 미소를 띠었다. 그는 또 "그전에는 업체 소속으로서 만기라는 게 있어서, 계약이 종료되면 어느 업체로 갈지 걱정이 됐다"며 "앞으로는 계속 일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제일 좋고, 도청 소속으로 일한다는 생각 때문에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해 경기도콜센터에서 비정규직 형태로 근무하는 민간위탁업체 소속 상담사 67명이 7월 1일 자로 전원 정규직(공무직)으로 전환됐다. 지난 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약속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이번 전환은 위탁사업 영역의 첫 정규직화로 전국의 지방정부, 국가기관, 공공기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지사는 콜센터 직원들에게 임용장을 수여하면서 "여러분과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 더 쉽고 안전하게 정규직 전환이 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주면 좋겠다. 그것이 동료의식이고 노동자들의 연대 의식이다"라고 당부했다.
새해 첫 약속 "경기도콜센터 상담사 정규직 전환"
지난 1월 2일 오전 시무식을 마친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콜센터를 찾았다. 센터 내에 붙은 상담사들의 새해 소원지를 본 이재명 지사는 "정규직화가 제일 큰 소망이던데, 안 할 이유가 없다"며 그 자리에서 상담사들의 최대 희망 사항이었던 '정규직(공무직)' 전환을 약속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존 방침은 정부 방침이 나오면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정부 방침과 관계없이 직접 고용을 추진하겠다"면서 "공공기관이 매일 하는 일이고 누군가 계속 일을 하면 노하우가 쌓여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정규직으로 만들어주면 게을러지지 않을까 하는 편견이 있는데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마음도 편하고 책임감도 생기고 더 성실하게 할 것이다. 안정적 환경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콜센터 상담사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마지막 단계에 포함돼 있어 정규직 전환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이 지사가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별개로 '정규직(공무직) 전환'을 약속한 것이어서 상담사들은 크게 환영했다.
하지만 상담사들의 '정규직(공무직) 전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의 지시에 따라 지난 3월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사용자위원과 근로자 대표위원, 외부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했다. 약 3개월 동안 2차례의 협의회와 4차례의 소위원회가 열렸지만, 이 과정에서 상담사의 보수와 직결된 직군 결정 부분에서 노사 양측의 의견이 대립했다.
결국 지난달 24일 제3차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에서 그동안 경기도와 상담사 간 이견을 보였던 정규직 전환 대상, 정년, 보수 등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전환 대상은 67명 전원이며 정년은 60세, 보수는 공무직 가 직군(일반직군)을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공무직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대신 상담사 심리치료 프로그램 운영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