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예상이 빗나갔다. 과연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겠냐는 의구심, 만난다고 해도 5분여 인사만 하고 헤어지는 '이벤트' 아니겠냐는 예측은 맞지 않았다. 6월 30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53분간 회동했다.
이날 만남으로 북미는 다시 대화의 길에 섰다. 새로운 실무협상팀이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와 상응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판문점 회동'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며 한반도 비핵화에 영향을 미칠까?
한국과 중국, 중재자 역할했나
북미 정상회동에서 중국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북이 '깜짝 회동'에 나설 수 있었던 건 사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해 열린 5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이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했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북은 항상 '중국'을 만난 소통한 후에야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나섰다. 이번에도 그 '과정'을 반복했다는 점은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 힘을 싣는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시작된 이후 북한은 늘 중국을 만나고 나서야 남과 북을 만났다. 북·중은 밀착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을 공유해왔다"라며 "(이번에도) 북한은 이 법칙을 어기지 않았다. 중국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짚었다. 동시에 '판문점 회동'은 남측의 역할과 입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에서 이뤄졌다는 건 남측이 이번 회동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연을 자초했지만, 경호문제를 비롯해 남측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만남이 이뤄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미 정상의 단독회동이 이루어진 장소는 중요하다.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두 정상이 만났고 문재인 대통령이 옆자리를 지켰다"라고 짚었다.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은 없었지만, 3국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점도 남측의 '중재자' 역할이 여전하다는 점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