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덕 (사)한국국악협회 이사장
종로문화재단
홍성덕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의 삶은 오직 '국악'이라는 한길로 통한다. 판소리 명창으로 시작해 여성국극의 부흥을 이끌고, 국악의 발전과 국악인의 처우 개선에 힘써온 시간들이 바로 그 증표다. 예인에서 예술 행정가의 삶을 넘나들면서 국악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전하고, 4대 판소리 가족으로 국악의 명맥을 이어가는 그녀의 '국악 예찬론'에 귀 기울여 보았다.
신화를 쓰다
명고수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옥내극장인 협률사(協律社) 단장을 하기도 했던 부 홍두한과 국악인이었던 모 김옥진의 사이에서 태어난 홍 이사장은 내재된 국악 유전자와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판소리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15세 때까지 모친에게 춘향가의 이별가 등 판소리와 긴육자백이, 자진육자백이 등 남도잡가를 배우며 혹독하게 기본기를 익힌 데 이어, 명창으로 손꼽히는 강도근 선생, 홍정택 선생, 오정숙 선생에게 판소리를 사사하며 부지런히 소리를 갈고 닦았다.
1980년에는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아 남원 춘향제 판소리 명창대회에 참가해 장원(대통령상)을 획득하는 영예도 안게 된다. 이후 여성국극을 접하고 매력에 푹 빠진 그녀는 1986년 서라벌국악예술단을 창단해 여성국극의 돌풍을 이끈 주역이 된다.
<성자 이차돈>을 국립극장 대극장에 올려 최초의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가 하면, '88서울올림픽' 축하공연과 1995년 광복50주년 기념공연 <별 헤는 밤, 윤동주>, 2002년 한일월드컵 축하공연 <자유부인> 등 기념비적인 순간마다 여성국극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뉴욕 카네기홀 등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여성국극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