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통합전형전북교육청 사회통합전형 지표의 판단기준과 배점. 이대로 하면 상산고는 '매우 미흡'(D) 0.8점을 받아야 하나, 교육청이 정성평가를 가미하면서 한 단계 위의 '미흡'(C) 1.6점을 받았다.
송경원
전북교육청은 교육부 표준안을 활용해 구 자립형 사립고의 경우 사회통합전형 10% 이상을 만점으로 했습니다. 2013년 일반고 강화 방안이 '10%까지 확대 권장'이니 타당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상산고는 그동안 교육청의 권장이나 안내가 없었다고 맞섭니다. 일반고 강화 방안을 교육청을 거쳐 받은 것 같은데, 그리 주장합니다. 이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지점이 있습니다.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의 학생 충원율이 매년 3% 이내였습니다. 전북교육청 지표대로 하면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에서 '매우 미흡'(0.8점)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청은 한 단계 위인 '미흡'(1.6점)을 부여합니다.
이건 정량평가만 하지 않고 정성평가도 병행했다는 뜻입니다. 학교의 상황과 의견을 적절히 반영하여 점수를 준 것이지요. 그러면서 총점도 올라 79.61점이 되었습니다.
총점에는 또한 기본점수 20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평가는 최하가 0점이 아닙니다. 지표별로 0.4~1.0점을 받습니다. 예컨대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매우 미흡'이어도 0.4점입니다. 기본점수에 의한 점수 상승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산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사회통합전형에서 점수를 올렸는데도 불합리하다고 항변합니다.
사회통합에 소극적인 자사고
자사고는 다양화와 특성화가 설립 취지입니다. 그러나 "일부 자사고는 여전히 입시위주의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운영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특히, 현행 자사고 제도를 유지하는 한 일반고 교육의 정상화와 중학교에서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누구의 말일까요? 박근혜 정부의 교육부입니다. 2013년 8월 14일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 보도자료입니다.
수 년이 흐른 지금, 문재인 정부는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자사고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상산고는 오랫동안 사회통합전형에 따른 학생 충원율이 3% 이내였습니다. 360명 정원에 11명 이내로 공고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래놓고 3%보다 적게 선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른 자사고는 20% 이상입니다. 과학고, 외고, 국제고도 20% 이상입니다. 상산고처럼 자립형 사립고로 출발한 하나고도 20%입니다. 일반고와 특성화고 중에서 비율은 적지만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산고는 소극적입니다. 법적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교육청 권장이나 안내가 없었다며 적극성을 띠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일반고 강화방안은 외면합니다. 평가로 개선 유도하는 방식에는 부당하다며 맞섭니다.
사회통합전형은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교육의 기회 균등, 우리 사회의 통합,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키우려 도입했습니다. '다양한 아이들과 더불어 살자', '함께 꿈꾸자'는 것이지요. 여기에 상산고는 소극적입니다. 규정 없으면 권장 없으면, 안 하는 학교라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자사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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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습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요, 정말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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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평가자료 살펴보니... 자사고 지정 취소 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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