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부인 김지선씨 노원병 보선 출마 선언
연합뉴스
노회찬의 곁에는 가슴 뜨겁고 두뇌는 냉철한 '유목인 동지'들이 많이 있었다. 그는 동지들 곁으로 달려가기 전에 우선 자신의 재판과 아내의 선거로 흐트러진 가정사를 정리하는 일이 시급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운동가와 정치인들은 가정에 충실하지 않을 것이란 선입견이 따른다.
아내가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선언을 한 날, 돌아오면서 정색하며 내게 말했다.
"이제부터 당신이 집안일을 해야 해. 그동안 내가 해 온 만큼만 해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면 그동안 가사노동에 좀 더 많은 역할을 해두는 건데….'(주석 4)
노회찬은 대단히 가정적이었다. 가사노동을 즐기고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다. 조리도구에 관심이 많아 해외여행 갔다가 현지에서 구입한 생선회 칼을 기내로 반입하려다 소동을 벌인 적도 있었다.
결혼하고 한 달쯤 지난 어느 일요일, 처남이 예고없이 찾아왔다. 아내는 바깥행사에 참가하느라 집에 없었다. 마침 그때 나는 방안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알타리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전날 사다가 다듬고 절여놓았던 알타리에 젓갈을 듬뿍 넣어…처남은 이 낯선 광경에 다소 놀라는 눈치였고 소문은 빠르게 처가 식구들에게 번졌다. 이 효과는 한 3년 간 것으로 기억된다!(주석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