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작가가 직접 생산한 엽서
강한 작가
해당되는 그림이 쓰였던 회사 측에는 일일이 제가 캡쳐나 링크를 정리해서 이런 일들이 있는 것에 대해서 메일로 각각 알려드렸어요. 그 이후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많은 분들이 중국어로 메시지를 보내주셔서일시정지가 되고 게시물이 내려가긴 했어요. 물론 언제 또 다른 사이트에서 같은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거고, 지금 시대에서는 SNS로 업로딩을 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 창작자로서 화가 나더라고요.
그만큼 저작권 인식이 낮고, 모방하고 법을 어기는 일을 하는 중국 사람들도 나쁘죠. 그런데 불법인것을 알고도 그 그림을 우리나라 분들이 저렴한 가격에 수입을 해와서 한국에서 공동구매나 인스타그램으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더 못된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저작권을 무단 도용하는 등의 일들로 피해가 생기는 경우, 적절한 대처 방법은 없을까요.
"우선 그림에 대한 저작권 인식이 높아졌으면 해요.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해외도 해외인데 특허나 저작권을 일일이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은 완전 똑같이 베끼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조금만 변형하면 주관적인 부분이라 세세하게 처벌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요. 법적 공방까지 이어진다고 해도 변호사 선임 문제, 수임료 때문에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신 것으로 알아요.
저 역시도 특별한 방법이 없기도 했지만, 먼저 이런 일을 겪으셨던 작가님들께 온 메세지들을 읽어보니 '복제나 도용을 한 두 번 당한 게 아니기도 하고, 이제는 제보 메일이 와도 일부러 읽어보지를 않는다' 스트레스가 많은데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생각엔 법도 법이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무단횡단도 무단횡단을 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 보다 행동 자체에 인식이 바뀌는 게 먼저라고 보고,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봐요. 사소한 것들을 하나하나 잡기가 쉽지 않겠죠."
- 작가님이 그리고 싶은 그림은 어떤 그림인가요?
"너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제 자신에 대해 말할 때 소개 멘트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그 말이기도 하고,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지향하는 그림이기도 해요.
저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향유를 해줘야 상업적인 가치가 올라간다고 봐요. 제가 제일 보람을 느낄 때는 큰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파급력이 있는 매체와 작업을 할 때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내 그림을 좋아해주고, 퍼져나가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죠."
- 멘토나 멘토가 아니더라도 작가님이 힘들 때 찾아가거나 상담을 하는 선생님이나 선배님이 계실까요.
"저는 멘토는 없고, 오직 스스로만 믿고 그림을 그려요. 개인적으로 인생 스승으로 모시는 분은 없지만, 작년에 긴 시간은 아니지만 도예 공방을 다녔을 때 저를 많이 도와 주신 공방 선생님이 생각이 나요.
원래는 자기 작업을 하고 싶은데 결혼과 임신과 출산의 시기를 거치면서 작업을 못하고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서 상담도 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셨었어요. 자기도 나중에 브랜드를 런칭하고 쇼룸도 오픈하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도움을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