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6월 22일 오후 경남 남해 유배문학관 강당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남해지회 창립대회에서 "한반도 평화번영과 새로운 노무현의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사진에서 왼쪽으로 장충남 남해군수, 류경완 경남도의원.
윤성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비교했다. 이 전 장관은 "어떤 분들은 나토도 작전통제권이 나라마다 없지 않느냐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며 "이라크 등 다른 나라에 군대를 파견하면 파견 군인의 작전권은 나토 사령관이 갖지만, 자기 나라에 있는 군대의 작전통제권은 그 나라 대통령이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전시작전권 환수는 진보, 보수, 좌파, 우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이 동맹인데 그러면 왜 전시작전통제권을 일본이 갖고 있느냐"고 했다.
또 그는 "한미동맹은 건강하고 수평적으로 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기초로 하되, 중국과 미국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한반도에는 대결구조가 너무 오래됐고 너무 많은 요소가 쌓여서 한꺼번에 풀 수 없다. 작년의 평화 국면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며 "남북과 북미 정상이 비슷한 시기에 만나 합의를 보기는 처음이다. 73년 한반도 역사에서 남북 적대와 북미 적대를 동시에 해소하자고 합의한 적은 없었다. 기회다"고 했다.
"우리가 노무현이다"
그는 "지금 김정은은 경제에 올인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루 세끼를 먹는 게 아니고 중국 못지않은 고도성장하겠다는 것이다"며 "김정은은 국내 자원에다 외국의 기술과 자본을 받는다면 고도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대북제재 때문에 안 되니까 비핵화를 하려고 나온 것이다. 김정은이 핵실험 중단을 했는데, 우리가 이런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했다.
"어떤 분은 지금 비핵화 협상이 잘 되겠느냐고 묻는다"고 한 이 전 장관은 "잘 된다는 대답은 못한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좋은 기회가 왔다.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미 사이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면 우리가 가는 길은 재작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잘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 여론이 분열되어 있다. 우리가 힘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북이 볼 때 우리가 분열되어 있으니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노동신문>의 보도 사례를 언급한 그는 "지금 북한은 공군 항공기로 논에 비료를 뿌리고, 공군이 쓰는 비행장에 비닐하우스를 조성해 채소를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시진핑이 북한을 방문해서 노동당 청사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북한 인사 32명이 섰다. 그 중에 군복을 입은 사람은 2명이었고, 다른 사람은 민간인이다. 이전 같으면 군복을 입은 사람이 15명 정도는 됐을 것이다. 군대가 경제 건설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미 협상 중재를 해야 한다. 중국도 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낼 능력이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국민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안 되면 과거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우리가 나서서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새로운 노무현'은 '우리가 노무현이다'는 것이다.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가졌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고, 노 대통령이 남긴 미완의 정책을 우리가 실현해야 한다. 그것을 할 사람이 우리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노무현이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는 정현태 노무현재단 남해지회장과 장충남 남해군수, 류경완 경남도의원을 비롯해 많은 인사들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