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4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회의장 앞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하며 원천 봉쇄하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점거농성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
유성호
나 원내대표는 토론회에서 "운동화를 신느라고 양말을 신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양말 하나 구해오라고 해서 우리 수행실장이 하나 갖다 줘 무심코 새로 신었다"라며 "거기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데, 발등을 운동화가 덮으니까 안 보일 줄 알았는데, 누우니까 캐릭터가 그대로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그게 일본 만화 캐릭터더라. 쿠마몬"이라며 "그런데 이게 토착왜구 증거라고 패널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더라"라고 해명했다.
이날 그가 적극적으로 해명한 오해 중 하나는 자신을 둘러싼 '친일' 논란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뿌리 깊은 좌파정당의 우파정치인에 대한 친일파 낙인찍기"라며 과거 논란이 되었던 사건을 하나씩 짚으며 재차 해명했다.
그는 '친일 논란'의 시발점이었던 '자위대 창설행사 참석'에 대해 "제가 초선 당선되자마자 2004년 6월 말 자위대 창설행사에 실수로 잘못 갔다가 문 앞까지 갔다 온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이후로 계속 친일 논쟁 휩쓸리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이 정부가 역사 논쟁을 시작하는 것도 우리 정당과 보수 정치인을 친일 프레임에 가두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발언'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3월 14일, 당 회의 모두발언에서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사과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반민특위를 폄훼할 생각은 아니었다"라며 "오해의 소지 있는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위안부 협상은 외교적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월 29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외교적으로 의미있는 일이었다"라고 평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한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재단을 만들어 강제 징용 피해자 중 배상 확정 판결이 난 이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일본 정부에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는 "위안부 협상에 대해 (반대 진영에서) 공격하는 이유가 두 가지였다"라면서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과, 왜 재단을 만드느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데 어제 문재인 정부도 재단 만들겠다고 한다. 피해자 의사 확인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라며 "우리(박근혜 정부)도 현실적으로 협상할 수밖에 없던 것"이라고 비교했다. "처음으로 일본 정부가 공식적 사과했고, 처음으로 일본 정부가 돈을 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인 중 일본을 더 이롭게 할 그런 정치인이 누가 있겠나"라면서 "독도를 한 번 갔다 왔다고 일본에서는 반일 정치인이라고 들어오지 마라고 한 적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한국에서는 친일, 일본에서는 반일 정치인이라니 제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라는 이야기였다.
"'달창', 달빛창문인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