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씨가 입었던 옷과 안전화 대신 신었던 검은색 운동화
김태규씨 유가족 제공
- 문 대통령에게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요구했다.
"그렇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을 제정해야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귀하게 생각한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음은 끝없이 반복할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 우리 가족은 태규가 죽은 4월 10일 시간이 멈춰버렸다고. 지난 70일 동안 경찰과 고용노동부 두 기관은 사실상 사측의 증거인멸을 용인했다. 작업중지명령은 가족들도 모르게 해지됐고 현장 공사는 이제 막바지까지 왔다."
- '위험의 외주화'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한 이유인가?
"태규 사고도 그랬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원청과 하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게 현실이다. 사실상 위험한 일을 비정규직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 노동 현장의 현실인데, 그래서 피해자가 자꾸 발생하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원청, 하청 구분 없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당장 태규만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안전장비조차 하나도 지급받지 못했다."
- 태규씨가 사망한 현장 엘리베이터는 운용되고 있나?
"그렇지는 않다. 현재 출입이 제한되고 문을 내려놔서 확실하진 않지만, 크레인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사람이 작업해서는 안 되는 화물용 엘리베이터에서 작업을 했다. 중요한 건 이런 식으로 가면 제주도 고 이민호군 사례처럼, 벌금 얼마에 집행유예로 또 끝난다. 이대로 공사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여기도 벌금 몇백 내고 그냥 끝나는 거다."
- 산재피해 가족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곳에서 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도 만났고, 제주도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도 만났다. '다시는'은 우리 같은 아픔을 겪는 피해 가족들이 다시 생겨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태규의 재수사에만 집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근간에 있는 산업안전법의 구조적인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법이 필요하다고 계속 강조하는 이유다."
'다시는'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산재 사망자는 모두 40217명에 달한다. 연평균 2365명, 하루 평균 6.4명이 노동 현장에서 죽고 있다. 만 명당 산재사망 비율을 따졌을 때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이 죽음은 원청 노동자에 비해 하청 노동자의 비율이 훨씬 높다. 안전화, 안전벨트 하나 없이 추락한 스물다섯 청년 김태규씨도 이름조차 제대로 등록하지 못한 채 사망한 하청노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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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죽고, 저는 조롱 당해"... 대통령에게 전달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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