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과 유아용품을 재활해 장난감학교 ’쓸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 박준성 ‘금자동이’ 대표를 만나 보았다.
쓸모 교육은 버려진 장난감과 유아용품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완성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유성호
드라이버를 손에 쥔 아이들의 표정에서 장난기가 사라진다. 아이들은 앞에 놓인 장난감 자동차의 나사를 풀어 플라스틱 몸통을 들어내고 바퀴를 분해했다. 망가져 쓰레기통으로 갈 운명이었던 장난감이 새로운 장난감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분해된 장난감 조각들은 아이들의 손끝에서 예술작품으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자동차 바퀴, 로봇의 얼굴과 팔·다리 등 조각들을 이어 붙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기만의 작품을 만든다. 버려져 환경에 해를 끼칠 운명이었던 장난감이 '쓸모 있는 대 변신'을 하는 셈이다.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버려진 장난감
▲ 박준성 금자동이 대표 “쓸모없는 장난감을 새로운 장난감으로” 장난감과 유아용품을 재활해 장난감학교 ’쓸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 박준성 ‘금자동이’ 대표를 만나 보았다.
ⓒ 유성호
이곳은 장난감을 재활용하는 사회적 기업 '금자동이'가 운영하는 장난감학교 '쓸모'다. 아이들은 망가진 장난감이 이곳에 오게 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보고, 버려지는 장난감이 환경에 끼치는 나쁜 영향에 대해 사례를 공부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또 직접 분해해 얻은 장난감 조각으로 새 장난감을 만들어 이름을 붙여주고 이야기를 만든다.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 버려지는 장난감이 자신만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과 만난다.
"장난감은 플라스틱·고무·철 등 다양한 재질로 돼 있어 분해하지 않고 통째로 버리면 재활용도 쉽지 않아요. 썩지도 않아 환경에 최악인 장난감이 아이들의 손에서 새로운 가치를 얻는 거죠. 다시 태어난 장난감에는 아이들 자기만의 감성과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금자동이를 설립한 박준성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는 1998년 자본금 400만 원으로 장난감과 유아용품을 재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영국의 구호단체 옥스팜의 사업 모델을 다룬 기사를 본 게 시작이었다. 생계를 위해 돈도 벌면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고민 끝에 장난감 재활용 사업은 의미 있는 돈벌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회사 이름 금자동이에는 '재활용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귀하게 크라'라는 의미를 담았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해도 출산율이 지금보다는 높아 버려지는 장난감이 많았다. 자발적으로 장난감을 가져오는 시민들도 있었다. 장난감 회사에서 겉포장이 손상되거나 유행이 지난 장난감도 쓰레기로 버려졌다. 이런 중고 장난감과 유아용품을 깨끗하게 닦고 고쳐서 재판매하거나 장난감이 부족한 지역에 보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장난감을 수거하고 판매하는 데 예상보다 걸림돌이 많았다.
"장난감을 수거해야 하는데 전국 각지의 폐원하는 유치원·어린이집을 돌며 수거 활동을 하다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어요. 또 수거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또 중고 장난감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없는, 안전한 장난감이라는 걸 설득해야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놀이와 교육의 도구로 재탄생한 플라스틱 조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