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선 위에 놓이는 허블레아니 지난 11일(현지시각) 오후 1시경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지난 5월 29일 침몰해 가라앉았던 허블레아니 호가 완전히 들어올려 바지선 위에 놓이고 있다.
Aniko F. Steinmetz
지난 13일(현지시각) 헝가리 법원이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를 낸 크루즈 바이킹 시긴 호의 선장을 보석금 약 6천여만 원에 석방키로 하자 헝가리인들이 공분하고 있다.
앞서 헝가리 경찰청은 바이킹 시긴 호를 기소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다 수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헝가리 언론과 시민들은 당국의 허술한 사후 조치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당국이 유람선 침몰 후에도 억류 없이 계속 크루즈를 항해하게 허락했고, 그 결과 크루즈가 유람선과의 충돌 부위에 페인트칠을 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관련기사:
헝가리 침몰사고 가해선박 증거인멸 정황... 충돌 흔적 지워져).
가해 선박 선장도 보석... 유람선 침몰 진상규명 '비관적'
여기에다 가해 선박과 헝가리관광공사의 친밀한 관계를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인덱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바이킹 시긴 호와 국영기업인 관광공사가 주요 다뉴브 선박회사의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보도했다.
<인덱스>는 '바이킹 크루즈와 정부가 주요 다뉴브 선박회사의 공동 소유자(Viking and the State are the joint owners of the main Danube shipping company)'라는 기사를 지난 10일자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오르반 총리의 정책홍보를 총괄하는 유력한 정치인 안탈 로간(Antal Rogán)의 감독 하에 있는 헝가리관광공사가 다뉴브의 주요 선박회사인 '마하트 파스나베(Mahart Passnave)'의 소유권을 바이킹 크루즈와 함께 가지고 있다. 사고를 낸 바이킹 시긴 호는 이 바이킹 크루즈 소속이다.
또, 이 기사는 "마하트 파스나베는 2013년 헝가리국립신탁(Hungarian National Trustee)이 구매했으며 2019년 3월부터 헝가리관광공사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하트 파스나베가 소유한 선박은 30개가 넘지만 대부분 노후했기 때문에 주요한 수입원은 아니다"라며 "정말 알짜배기는 부다페스트 대부분의 부두를 포함, 동 회사가 소유한 70개 부두"라고 주장했다.
크루즈 등 선박들이 부두에 내는 사용료는 어마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에만 총수입액이 대략 13억~15억 헝가리 포린트(4,660,200유로)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때문에 현지인들은 가해 선박이 속한 회사와 정권 실세가 책임감독하는 헝가리관광공사의 친밀한 관계 때문에 이번 유람선 침몰 사고의 원인 규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다.
익명을 요구한 부다페스트의 한 중년 남성은 "헝가리는 썩을 대로 썩은 부정부패의 나라"라면서 "모든 잘못을 선장 한 사람에게만 몰아 이 사고가 여러 분야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 "희생자들은 손님" 발언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