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주위 하늘과 산과 물은 온통 푸른데 모래밭과 구름이 희게 펼쳐져 선명하게 대비된다.
조문환
물기운이 감도는 강변길. 산자락을 휘감은 물안개를 느껴보려고 차창을 내리자 축축한 공기가 메마른 가슴속을 적신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지역·농업문제세미나' 탐방단(단장 이봉수 교수)이 지난 5월 17일~18일 이틀간 지리산 노고단과 피아골, 뱀사골에서 느낀 장엄하고 비장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빨치산의 역사를 품은 지리산은 험준하지만 넉넉한 산자락과 골짜기마다 사람이 정착할 터를 내주었다. 탁 트인 섬진강은 곳곳에 물굽이와 모래밭을 펼쳐 삶의 터전이 돼주었다.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 자락의 옥녀봉 아래 데미샘에서 발원한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를 지나 광양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고려 우왕 때 왜구가 섬진강 하구에 침입했다. 이때 수십만 마리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갔다는 전설이 있다. 이에 '두꺼비 섬'(蟾), '나루 진'(津) 자를 붙여 섬진강이 됐다고 한다.
전라남도 곡성·구례·광양 등이 섬진강을 둘러싸고 있다. 전남 쪽은 산세가 험한 백운산이 가로막아 큰 나루가 생기기 힘들었다. 경상남도 하동군은 다른 곳보다 유독 섬진강 덕을 크게 봤다. 섬진강의 보물인 백사 청송은 물론, 유명한 재첩 채취 지역도 하동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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