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부속도서인 아름다운 죽도.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여 대섬이라고도 한다.
전갑남
초여름의 울릉도는 쪽빛바다에 둘러싸여 있다. 맑고 푸른 물결은 해안가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그리며 출렁인다.
울릉도 어업전진기지인 저동항. 방파제 옆에 촛대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꼭두새벽, 일출을 보러 아내와 나는 촛대바위로 나왔다. 수평선을 뚫고 동해 해오름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새벽 여명과 함께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이 새날을 열고, 환한 빛으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대숲이 너무도 시원한 죽도
붉게 물든 수평선을 보며, 방파제를 따라 천천히 발길을 옮긴다. 코앞에 자그마한 섬, 죽도가 보인다.
아내가 죽도를 가리키며 말을 걸어온다.
"일본이 독도를 '죽도(다케시마)'라 부르죠? 여기 울릉도에도 죽도가 버젓이 있는데…"
울릉도 일대에서 죽도(竹島)라 부르는 섬은 이곳 죽도뿐이다. 일본이 독도를 죽도라고 부르며 떼쓰는 게 어이가 없다.
울릉도에 왔으니 죽도에 가보자. 우리는 도동항으로 옮겨 대나무 섬인 죽도로 가기 위해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여보, 죽도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 건가?"
"그럼. 죽도 사람, TV에도 나왔잖아!"
"아! 섬 총각 장가들었다는 거?"
"그래. 지금은 2세를 낳아 한 가족 세 명이 살고 있다고 하더라!"
전날만 해도 거센 바람 때문에 여객선 죽도 접안이 어려웠다는데, 날도 맑고 바람도 잠잠하다. 행운이다.
도동항에서 죽도까지는 배로 20여 분. 갈매기와 함께 친구하며 가는 뱃길이 좋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