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향 작가의 책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김광균
엄마의 존재를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긴다는 건 또 한 가지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남은 가족들과 그리움의 정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다.
"꿈을 꾸면 항상 동생과 꿈을 공유해요. 꿈 이야기가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거든요. 그런데 꿈 이야기를 한다고 그냥 말로 설명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중언부언 횡설수설할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더더욱 꿈을 기록하는 데 의미를 두게 된 것 같아요. 꿈을 질서정연하게 정리해서 동생과 공유하게 된 거죠. 동생도 마찬가지로 엄마 꿈을 꾸면 기록해서 저에게 보내 주곤 해요."
한 살 터울인 여동생은 그가 책을 내기까지 그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자청했다.
"동생이 교정 교열을 봐 줬고 제가 놓친 오자도 잡아 줬어요. 동생이 책을 빨리 읽는 편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죠."
책이 꿈 내용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꿈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1부와 현실에서 엄마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2부, 소설처럼 살다 간 엄마의 삶을 다룬 3부가 책의 뼈대가 된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엄마를 조명하는 것, 그가 엄마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방식이다.
"동생과 꿈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그건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잖아요. 엄마의 죽음 이후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를 온전히 털어놓진 못했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상대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말하지 못한 것들을 글로 썼고 그게 묶여 책으로 나온 거죠. 그러니까 이 책을 낼 수 있게 해준 건 엄마예요. 엄마가 아니었다면 이런 책을 쓰지 못했을 테니까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일이겠지만 사랑하고 고통 받으며 살아갔던 엄마의 삶을 뒤늦게라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는 나의 시도들…. 어쩌면 삶이란 이런 것인가. -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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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연에 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생명 가진 것은 모두 자유로울 권리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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