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운영 중인 탑승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자회사 전환은 인력 부족, 열악한 처우의 근본적 문제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 모두 위협받는 상황에서 공사가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건비를 절약하여 비용은 최소화하고 이윤은 최대화하겠다는 공사의 경영 태도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별도 항목으로 간접고용 인원의 정규직 전환 점수가 포함되기 때문에, 경영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현재 간접 고용된 인원들은 정규직 전환하겠지만 인건비 자체를 늘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회사 전환 과정에서 사업비 규모도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전환 과정에서 전환 대상 사업장의 용역계약이 완료되면 운영서비스, 시설관리와 수의계약을 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이때 대부분 사업장에서 낙찰률이 떨어져 기존에 비해 낮은 단가로 사업비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회사에 고용되더라도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거나 추가 인력을 충원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용역계약 시 물가인상분을 급여인상이 아닌 연말정산으로 대체한 사업장의 경우 전환 승계하면서 노동자들의 실질 급여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설임대수익을 위해 안전설비·휴게공간은 뒷전
이와 함께 공항공사가 운영 설비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해진 지회장은 노동자들의 휴게공간을 제공하지 않으려는 태도와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공항 설계 시, 근로자 1명당 적정 사무·휴게공간 면적이 배정된다. 하지만 공항공사의 전체 이윤 중 시설임대수익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공항 3층에 위치한 편의점 한 곳의 1년 임대료가 약 30억에 달할 정도다. 그러니 승객 이동이 많고 접근성이 좋으며 쾌적한 2~3층은 항공사와 면세점, 상업 시설에 임대하는 반면, 열악하고 눈에 띄지 않는 1층과 지하에 용역업체 사무소, 노조 사무실, 휴게·대기실을 배정하는 것이다.
양문영 : "자회사와 안전근로협의체를 열어 운영시설, 안전설비, 사무 및 휴게 시설을 개선하려고 해도 시설 전반에 대한 권한은 공항공사가 갖고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이를 위해선 공항공사와 안전근로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해요. 공사, 항공사 등 노조 없이 하는 안전근로협의체도 있지만 한계가 있죠. 최근 공항공사에 원하청 노사 안전근로협의체를 구성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어요. 그러나 세부 운영지침이 없어서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에요. 속히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나와야겠죠."
긴 인터뷰를 마치고 보니 공항공사의 태도는 한 마디로 '비용 최소화'로 요약될 수 있었다. 인건비와 시설투자비를 아껴서 이윤을 최대한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력 부족과 시설 노후로 인해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은 위협을 받고 있다. 부푼 마음을 안고 공항을 오가는 시민들과 공항을 일터로 삼아 삶을 영위하는 노동자들. 그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속히 인력충원이 이뤄져야 하며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정규직 전환, 그 취지가 지켜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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