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이 쌓인 컨테이너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끄는 '힘'을 상징한다.
류창현 포토디렉터
땀과 사투 벌이는, '극한 작업'
컨테이너가 빼곡히 채워진 항만 부둣가. 오늘도 이곳에선 이른 아침부터 망치질 소리가 울려 퍼진다. 작업반은 벌써 몇 시간째, 밀폐된 공간에 쭈그리고 앉아 맨손으로 찌그러진 철판을 펴고 있다.
쇠망치를 쉬지 않고 두드리다 보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다. 철판을 붙이는 용접 작업도 만만치 않다. 불꽃의 온도는 무려 1000도. 사방으로 튀는 불꽃을 온몸으로 막으며 일해야 한다. 그들 몸에는 화상 흔적이 훈장처럼 새겨져 있다.
네다섯 명의 작업자가 감당하는 컨테이너는 하루 150여 개. 컨테이너 수리업체 C.T.S(콘테이너테크닉큐서비스)의 김형수(40) 과장은 매일 아침 7시에 일터로 와 작업반이 컨테이너를 수리할 수 있도록 검사를 마친다.
그가 인천항에 처음 발을 디딘 건 10년 전, 30세의 젊은 나이였다. 그때도 지금도 젊은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길 꺼린다. 지금 초등학교 6학년생인 큰아이가 막 태어났을 때였다. 무슨 일이든 해야 했다.
청소부터 시작했다. 물줄기는 120도 고온에 200바(bar) 압력으로, 자칫하면 몸에 화상을 당하거나 크게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의 힘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물줄기를 다루며 컨테이너에 묻은 이물질과 악취를 씻어냈다.
점심시간에는 쉬지 않고 홀로 용접 연습을 했다. 근무 시간에는 선배들이 작업을 하니 용접기에 감히 손댈 수 없었다. 그렇게 밑바닥에서부터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오늘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