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용현 전 성신학원 이사장이 생전 직접 쓴 자필 이력서(자력서). '중위로 진급 4283년(1950년) 5월 1일, 제 1군단 헌병 제4과장 발령 7월 14일'이라고 썼다.
박만순
대전유족회는 성명에서 "자필 이력서를 통해 심용현이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민간인 수천 명을 학살한 1950년 6월 말부터 7월 13일까지 당시 대전 2사단 헌병대 중위로 재직했음이 증명됐다"며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의 현장 지휘 책임자가 '심용현'이라는 증언을 뒷받침한다"라고 밝혔다.
대전유족회는 거듭 "심용현은 대전형무소 정치범을 산내 골령골로 끌고 가 '사격 개시' 명령을 내리는 등 소위 1, 2차 골령골 학살을 지휘하고 점검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며 "그가 살해한 사람은 1차 보도연맹원 1400여 명과 2차 대전형무소 재소자 1800여 명을 합쳐 모두 3200여 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오마이뉴스> 보도로 이승만 대통령을 정점으로 신성모 국방부장관(국무총리 서리)→계엄사령관 정일권 육군참모총장(소장)→헌병사령관 송요찬 대령→육군형무소 소장 백원교 소령→헌병대 심용현 중위(2사단 제5연대)로 이어지는 군의 민간인 학살 지휘체계가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들은 수갑과 감방이 아닌 부와 명예를 받았고 심용현 또한 민간인 살해의 공로로 훈장과 표창을 받고 초고속 승진했다"고 강조했다.
대전유족회는 성신여대 교정에 있는 심용현 전 이사장의 흉상과 관련 "성신학원은 심용현 전 이사장이 민간인을 학살한 반헌법 행위자임을 알리고 흉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특히 성신학원이 성신여대 교정에 심용현의 흉상을 세운 2011년은 정부 기관인 진실화해위원회가 그를 산내학살 현장 지휘책임자로 지목한 이후"라고 꼬집었다.
심용현은 대전산내 민간인희생사건 이후인 1954년 중령으로 예편한 후 성신여대 등을 운영하는 성신학원 이사장을 네 차례 지냈다. 당시 성신학원 이사장이던 이숙종 박사에게 후손이 없자 조카인 그가 이사장직을 이었다. 이숙종 박사는 창씨개명과 친일 활동 등으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올랐다. 심용현의 딸 심화진 전 성신여대 총장(2007~2017)은 지난 2011년 4월 성신여대 교정에 이숙종 동상과 부친 심용현의 흉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