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저수지에서 내려오는 농업용수를 가장 늦게 맞이하는 고덕지역. 주변을 둘러보면 물이 마른 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무한정보> 김동근
그렇다 보니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고덕지역 등은 "예당저수지 물을 기다리다 모가 타죽게 생겼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석곡리의 한 농민은 "그전에는 1~2일 걸러 물을 품었는데 올해는 사흘이 지나야 물을 보낸다"며 "모가 새끼를 쳐 한창 물이 필요할 때다. 더욱이 날이 뜨거워 하루 만에도 논이 바싹바싹 마른다. 이런 식으로 물을 보내면 우리는 농사짓지 말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예당저수지에 물이 없으면 출렁다리를 보러 오는 관광객이 줄어들어 농사는 도외시한 채 단수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돈다"고 덧붙였다.
오죽하면 이웃한 봉산에 사는 농민도 "우리는 삽교호에서 충분히 물을 받아 큰 문제가 없다. 반대로 고덕은 모를 심어놓은 논이 마른 곳이 수두룩하다"라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이 지역 기관단체장들은 "예년과 달리 요즘 예당저수지 물이 개갈 안 나게 내려와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농민들이 출렁다리 때문이냐고 농어촌공사에 항의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저수율과 강수량이 비슷했던 4년 전과 비교하면 농민들의 의심을 살만한 것으로 보인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5월 1일 95.4%로 시작한 예당저수지 저수율은 31일 37.3%를 기록했다. 단수도 길어야 이틀이었다. 하지만 2019년은 100.0%→51.0%며 공교롭게 단수 시기도 주말과 겹쳤다. 또 4년 전에 비가 17.2㎜가량 더 내렸고, 2019년은 3일 먼저 급수했는데도 31일 최종 저수율은 13.7%P나 크게 차이난다. 631만1617.3t, 2%씩 따지면 6~7일은 더 급수할 수 있는 수량이다.
올해는 6월 강우예보가 없어 68.2㎜가 온 2015년에 비해 더 아껴야 하는 경우라 단순비교는 어렵다지만, 기상청은 충남지역 1개월(6월 10일~7월 7일) 강수량 전망을 평년(45.6~220.4㎜)보다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어촌공사 예산지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관이다. 관광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출렁다리를 위해 제한급수를 한다는 것은 큰일 날 소리"라고 부인한 뒤 "동네예보를 보면 이달 우리 지역에 비 소식이 없어 중간물떼기하는 6월 말까지 저수율을 20%대로 끌고 가야 한다. 풍족하게 물을 주면 좋겠지만 절약해야 농사짓는 데 문제가 없다. 농업용수를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 직원들이 밤을 새워 새벽까지 양수하며 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본인이 일하고 있는 충남 예산의 지역신문인 무한정보에 게재된 기사를 전국의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픈 생각에서 가입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