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투표용지. 14개 정당들 중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투표해야 하다.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투표용지. 14개 정당들 중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투표해야 하다.
박신용철
민주노동당은 크게 세 가지 분파로 나뉘었다.
민족해방 계열의 자주파, 노회찬이 속한 민중민주주의 계열은 평등파로, 권영길로 대변되는 중도파는 국민파로 불리게 된다. (주석 1)
노회찬은 내부의 갈등과 분열상을 지켜보며 가끔
"역설적인 일인데 민주주의를 위해 가장 크게 희생했지만, 스스로에게 민주주의를 적용시키는 데는 굉장히 서툴렀다." (주석 2) 고 토로하였다. 그는 과학적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체계는 확고하면서도 대단히 유연한 편이었다. 다양한 가치와 이념을 토론하고 공유해야 발전하게 된다는 인식이다.
다른 쪽 사람들은 둘째 치고, 소위 진보를 좋아하고 진보를 지향하는 사람들 속에 가장 부족한 것이 다원주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태도가 굉장히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하고 견해가 다르면 그것이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선을 확 그어버리는, 예를 들면 나는 김치를 더 좋아하고 저 사람은 시금치를 더 좋아하고, 그러면 김치도 있고 시금치도 있는 밥상에서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인데, 그렇게 안 하려고 한다는 거죠. (주석 3)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다.
선거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국민경선대회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여당인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다. 정주영의 아들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 협상이 투표 전날에 깨어졌는데도 노무현은 자력으로 이회창을 꺾었다.
노회찬은 2004년 4월에 실시되는 제17대 총선에 희망을 걸었다. 변치않는 양당구도에서 지역구는 어렵더라도, 자신의 노력으로 바뀌게 된 비례대표제로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원내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리고 당내의 각 계파를 아우르면서 사무총장을 맡아 총선준비를 지휘한다. 행운의 여신은 준비하는 사람을 내치지 않는다고 했다. 총선을 목전에 둔 3월 20일 KBS가 주최한 심야토론에서, 백 마디 공약이나 정책보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삼겹살 판 바꾸기' 발언으로 국민의 시선을 모았다.
낡은 정치판을 이제 바꿔야 합니다. 50년 동안 삼겹살을 같은 불판 위에서 구워 먹으면 고기가 새까맣게 타버립니다. 이제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1월 15일 'MBC 100분토론' 프로에서도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발언을 했었다.
50년 동안 정치를 끌어온 분들, 지금 말이죠, 학교에서 학생들이 이 정도로 학생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면 유기정학 내지 무기정학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국민들이 보기에는 유기정학 내지 무기정학감이에요. 그러면 이번 선거 다 안 나와야 합니다. 한 4년 동안 유기정학 당해야 돼요. 그런데 왜 자꾸 나오려고 그래요. 그렇잖아요. 그래서 판갈이를 해야 된다, 이런 얘기입니다.
노회찬은 선거를 지휘하면서 당의 홈페이지에 그날그날 선거관련 일기를 기록했다. 입후보자는 물론 많은 당원들이 이를 읽고 선거전략을 짜고 용기를 얻었다.
일지는 '노회찬의 난중일기'라는 별칭으로 알려지고, 선거 후 『힘내라 진달래』라는 제명으로 사회평론에서 간행되었다. 이 책은 제13회 전태일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벨문학상보다 값진 상이라고 매우 기뻐하였다.
주석
1> 안재성, 앞의 글.
2>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 149쪽.
3> 『진보의 재탄생』,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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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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