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앵이는 수유중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이 장하면서도 애처롭다.
이종헌
고양이 앵앵이가 새끼를 낳았다. 그것도 무려 일곱 마리씩이나. 여섯째는 출산 중에 하늘나라로 갔다.
부활절에 출산했으니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새끼들은 무럭무럭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작은 체구의 어미가 여섯 마리나 되는 새끼들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지극한 모성애에 나도 모르게 콧등이 시큰해진다.
집 밖 어디, 야생에서 출산했으면 벌써 서너 마리는 저세상으로 갔을지 모른다. 길고양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하는 말이다. 새끼들이 안전하게 잘 자라는 모습이 보기 좋으면서도 왠지 새끼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어미가 안쓰럽다.
앵앵이가 우리 가족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여름부터다. 피골이 상접한 몸으로 주차장 근처를 떠돌던 녀석을 보다 못해 아내가 먹이를 가져다준 것이 인연이 됐다. 녀석은 우리 집 고양이 롱이와 모모를 피해 앞집 현관 출입구 지붕에 자리를 잡았다. 거기에서는 우리 집이 훤히 들여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