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방송사 패널의 직업별 출연횟수(3/6~4/30)
민주언론시민연합
두 번째로 많은 출연 횟수 및 비중을 보인 '정치인'입니다. YTN은 '정치인'의 출연 횟수 비중이 25%로 5개사 중 가장 높았고 YTN의 출연자 직군 중에서도 '교수'에 이어 두 번째로 출연이 잦았습니다. 종편 4사에서도 채널A가 23%로 '언론인'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타사도 10%대로 작은 수치는 아니었습니다. 정치인들이 지나치게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정쟁이 방송에서 반복되고 편파성이 노출된다는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됐으나 방송사들은 여전히 정치인 패널을 선호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2019년 1월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YTN에서 대담의 상당 부분을 정치인 패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이라면 더 다양한 시각을 지닌 전문가들, 삶의 현장을 전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도 발언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언론인'과 '정치인'에게만 마이크를 준다면 언론이 기득권에 편중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다른 직군들 중에서는 '변호사'가 눈에 띕니다. '변호사' 역시 방송사들이 대담 및 평론을 맡기는 주요 직군으로서 이번 조사에서도 많은 출연횟수를 보였습니다. 특히 MBN은 무려 41%의 출연 횟수 비중이 '변호사'에 집중됐습니다. 법률 전문성이라는 직군의 특성을 MBN이 가장 선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인', '변호사'보다 조금 작은 비중인 16%를 기록한 '교수' 역시 전문성을 담보한 패널로 각광받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YTN은 패널 출연 횟수의 27%를 '교수'에 집중시켰습니다.
채널A에서만 두드러진 '기타'‧'단체대표', 배경엔 '극단적 대북관'
비중은 크지 않으나 특정 방송사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직군도 있습니다. 바로 채널A‧YTN에서 출연횟수가 유독 많았던 '단체대표'입니다. 두 방송사가 각각 16회, 17회로 아예 출연 사례가 없거나 1~2회에 그친 타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출연횟수가 많았습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YTN과 채널A가 섭외한 '단체(또는 기업) 대표'의 성격은 극명히 다릅니다. YTN의 경우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이사, 박시영 원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가 7회씩 출연해 여론조사 전문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반면 채널A는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가 혼자서 무려 15회나 출연했습니다. 신인균 씨는 북한‧안보‧군사 관련 전문가로서 오랜 기간 종편에 출연한 단골 패널로서 북한‧군사 관련 이슈에 집중하는 채널A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문제는 신인균 씨가 그간 허위 사실을 주장해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는 겁니다. 채널A <뉴스TOP10>(2018.11.14.)에서는 "(우리 군이)병사들에게 정훈교육을, 주적관을 없애고, 오히려 지금 일본에 대해서 일본을 주적으로 지금 은근히 돌리고 있어요"라고 말했다가 해당 방송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채널A에서 유독 '기타' 직업군 출연 횟수 비중이 컸다는 점도 두드러집니다. 이는 총 78회(11%)의 출연 횟수 중 절반에 가까운 37회를 차지한 김정봉 전 NSC 정보관리실장의 영향입니다. 채널A <뉴스 TOP10>에서만 37회나 출연했습니다. 김정봉 씨 역시 신인균 씨와 함께 극단적 대북관에 기반한 문제적 발언을 노출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 역시 채널A의 기울어진 대북관을 방증하는 수치로 볼 수 있습니다.
출연자수 많지 않은 '평론가', '겹치기 출연' 많았다
한 출연자가 여러 방송사,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는 특성을 감안해 직군별로 한 명의 출연자가 평균적으로 몇 회 출연하고 있는 지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언론인'은 1인당 평균 출연 횟수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언론인'의 1인당 평균 출연횟수는 14.7회였습니다. JTBC‧TV조선‧채널A가 자사기자들을 고정 출연자로 구성하고 있고 특히 5명 정도의 패널을 자사 기자로만 구성한 JTBC <정치부회의>‧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이 매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결과입니다.
주목해야 할 직업군은 '평론가'입니다. '평론가'는 출연자수 및 출연횟수의 비중에서는 모두 5위에 그쳤으나 1인당 평균 출연횟수는 무려 13.8회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평론가들의 '겹치기 출연'이 상당함을 의미합니다. 소수의 평론가들이 여러 방송사,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1인당 평균 출연횟수 12.4회로 3위를 기록한 변호사도 44명의 출연자가 532회의 방송에 출연해 평론가와 비슷한 겹치기 출연 경향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