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순 작가가 진행하고 있는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의 민화반. 김작가(왼쪽서 다섯번째) 역시 2006년엔 이들 중 하나였다. 민화는 커뮤니티와 전시와 공모가 풍부하다. 이런 토양이 현재 민화 번성의 한 이유다.
원동업
김희순 작가는 한국 민화의 토양으로 몇 개의 공간을 꼽았습니다. 월간 민화도 그중 하나. 가회민화박물관이나 조선민화박물관 및 민화뮤지엄 등도 짚었죠. 김희순 작가는 이곳 등서 여는 공모전을 두루 오가며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수상자 모임 민수회에도 참여하고, 화요회, 한국민화협회, 경민회 등에도 적을 두었죠. 먼저 난 언니가 작은 아이들 가르치듯, 그가 배웠던 공간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에서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츰 매너리즘에도 빠졌습니다.
"하얀 벽에, 똑같은 작품 거는 게 싫어졌어요. 그래서 조금 쉬었어요. 그러다 지난해 스페이스 오매 김이숙 대표를 만났죠. 오매가 인사동에 있을 당시 기획전을 했었죠. 성수동으로 이전한 오매를 보니까 공간이 독특했어요. 연립주택서, 노출된 시멘트벽 공간에 사람들이 몰려오더라고요. 그런 낯선 장소에서 전시를 하고 싶었죠."
김희순 대표는 자신이 그간 활동과정서 알게된 몇 명의 작가들에게 공동전시를 제안합니다. 그래서 열린 것이 2018년 스페이스 오매서 열린 '민화@성수 - 현대 민화의 지역맞춤 쇼케이스'였습니다.
"우리는 구체적 공간과 주제가 있었어요. 성수동 수제화와 가죽 브랜드에 민화를 적용하는 것이었죠. 지역적 기반이 분명하고, 상업적 성격의 제품으로 적용된다는 점 등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림이 온리원으로 존재하지 않고 파생되고 변주된다는 점도 꽤 흥미로웠어요."
과거를 절대 못 이긴다, 오늘의 민화 있을 뿐
- 올해 열리는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 기획자 김이숙 대표도 그런 이야기를 했죠. "민화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민화는 대박이다. 그런데 민화가 일상에서 보이지 않고, 상업적 아이템으로 유통도 되지 않는다"고. 지난해 그 작업의 의미와 성과를 평가해 본다면?
"우리들 작품과 활동이 여러 곳에 임팩트를 주었어요. 올 11월에 준비되는 '민화의 비상展'도 그렇죠. 민화공모전 수상작가들 모임서 서른 명을 추려, 기획 전시를 하는 프로젝트예요. 스타 작가가 나오고, 작품이 팔리고, 국제 페어와 전시회에서 해외 콜렉터과 접속되는 걸 계속 함께 이야기해요. 작가 메니지먼트를 하는 거죠. 기반이 단단히 닦이고, 지속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해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설명을 펼쳐라! 이런 이야길 듣고 있어요."
- 전시를 통해 그런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우리에게 이번에 주어진 주제는 '초현실' 하나예요. 그렇게 해보라는 숙제를 받았어요. '느닷없이 뜬금없이 갑자기! 그러면서 여전히 민화일 것.' 고흐의 작품이 나온 건, 그가 그 이전 시대를 차곡차곡 쌓았기에 가능했어요. 내가 가진 게 뭘까? 어떻게 그걸 펼쳐낼까? 고민이 크죠."
한때, 시대의 유행이었지만 사그라든 예술 혹은 공예의 영역은 한둘이 아닙니다. 서예도 꽃꽂이도, 한지공예나 종이접기도 그랬죠. 전통의 기반이 확연하고, 곳곳에 수많은 민화 애호인들이 있는 현 상황. 이 '호시절'에 민화는 다음 단계를 보고 있습니다. 문득 김희순 작가 개인의 활동 토양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