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바쳐 4명의 인질을 무장이슬람 세력으로부터 구한 프랑스 특수부대 요원들. 세드릭 드 피에르퐁(좌), 알랭 베르통셀(우)
프랑스 국방부
"나는 구출된 인질들이 이제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것이 바로, 특수부대가 그들의 임무를 수행한 목적이다. 아들은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사망한 프랑스 군인 중 한 명인 알랭 베르통첼로의 아버지의 말은 프랑스인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을 잘 대변해 주었다.
국방부 장관 플로랑스 빠를리도 "지금은 두 여행자들의 부주의를 탓할 때가 아니라, 제 목숨을 희생시켜 프랑스 시민들을 구한 군인들을 추모할 때"라며 논란을 일축시켰다. 이번 작전을 총지휘한 로항 이즈나르 사령관 또한 "그들이 어디에 있든, 어떤 사람이든, 프랑스 시민이 위험에 처해 있다면, 그들을 구하러 가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며 이번 작전의 수행에 그 어떤 후회도 있을 수 없음을 확인했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만이 "왜 인질을 영웅 취급하느냐"며 딴지를 걸었다. 대통령이 인질을 맞으러 공항에 나간 일을 비꼰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국가는 국민의 목숨을 수호할 의무가 있으며, 이 정부는 당연한 그들의 의무를 수행했다는 사실을 과시적으로 확인시키는 공식 절차일 뿐이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굳은 얼굴로 악수를 하며 그들을 맞았다. 다른 모든 프랑스 대통령들이 그렇게 해왔듯 그 역시 주어진 의무를 행했을 뿐이다.
현재 프랑스 내부에서 관광에 대한 비난 여론은 가라앉았다. 대신 목숨을 바쳐 시민을 구한 두 군인에 대한 회고와 추모, 납치되던 날 무참히 살해된 베냉인 가이드에 대한 뒤늦은 애도의 목소리로 낮게 출렁이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국 온라인에선 구조된 한국인 여행자에 대한 비난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프랑스 사회에서 두 여행자에 대한 여론이 차갑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는 위험 지역을 돌아다닌 중년 여성에게 거침없는 비난의 화살을 던져도 좋다는 신호탄으로 작용했다. 프랑스에선 외교부 장관 발언의 오류를 지적하는 기사들이 이어졌지만, 비난 여론이 희석되는 것을 저어한 탓인지 이를 전해주는 국내 언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함께 구출되어 자국으로 돌아간 미국 여성도 자신의 나라에서 "쓸데없이 위험지역을 돌아다닌 여자"라며 비난을 한 몸에 받았을까? 미국인들은 미국 국적을 가진 시민이 위험에서 구출되는 것을 마땅한 권리로 여긴다. 그것은 미국인과 프랑스인뿐 아니라 모든 인간이 누리고 요구해야 할 권리이다. 그러나 익명의 공간이 비추는 한국 사회는 그의 구출을 안도하기보다, 조롱하고 짜증내는 목소리로 넘치고 있다.
프랑스인은 고개 숙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