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나는 현실에 맞춰 ‘사생활을 존중하되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공유마을을 많이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승 위원장이 말하는 공유마을은 침실과 화장실 등 최소한의 사적 공간은 독립적으로 쓰되, 주방이나 세탁실, 응접실 등은 함께 쓸 수 있도록 공동주택을 설계해 '공동체'를 회복하자는 개념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셰어하우스'를 공동주택 단위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승 위원장은 노래방, 찜질방, 세탁방 등 이미 상업화한 서비스처럼 마을의 공유시설을 사용료를 내고 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공유마을은 특히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만나고 서로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노인끼리 살고, 아이끼리 살면 안 되거든요. 같이 살아야 해요. 같이 사는 게 건강한 사회거든요. 건축을 통해서 그렇게 같이 모여 사는 사회를 형성해 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거죠."
승 위원장은 우리나라 주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파트의 경우 '공동체가 거의 완전히 붕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개인의 사생활은 철저히 보장되지만 '옆에서 사람이 죽어도 잘 모르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사생활)가 망가지면 안 되지만 지키는 범위 내에서 접촉의 기회를 다변화하고 다양화해서, 만나는 것이 엄청나게 즐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건축가의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승 위원장은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공유마을을 포함,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주택정책이 가장 잘 돼 있다고 평가받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경우 공공임대주택비중이 (전체주택의) 67%인데 서울은 7%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도시재생은 외과수술이 아닌 침술 방식으로
승 위원장은 전국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과 관련, "외과수술적인 재개발이 아니라 침술 같은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외과수술처럼 다 도려내고 새로 이식하는 건데, 재생은 아픈 부위에 침을 놓았을 때 주변부까지 작용해서 전체가 건강한 세포로 살아나는 침술과 같은 겁니다. 그래서 도시재생을 도시침술이라고 이야기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