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우씨는 처음 비행기를 탔다. 첫 비행기로 사랑하는 사람과 꿈꾸던 제주도를 향했다.
이희훈
검푸른 하늘과 맞닿은 바다 사이의 붉은 경계가 사라져갈 즈음 결혼식을 마친 상우씨와 영은씨가 탄 비행기가 제주도에 도착했다.
"두 분 오늘 결혼하셨나 봐요?"
복잡한 기내에 모든 승객이 빠져나가고 항공기용 휠체어 승강기를 기다리던 두 사람에게 승무원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결혼했어요' 콘셉트를 하고 있었다. 커플룩 차림과 수십 개의 핀을 꽂은 올림머리, 진한 신부 화장의 영은씨와 스프레이로 빳빳하게 고정된 가르마 머리의 상우씨는 누가 봐도 오늘 결혼한 신혼부부였다.
항공사의 도움을 받아 리프트를 타고 비행기를 내려온 상우씨는 사랑하는 영은씨와 함께 오랜 시간 바라왔던 제주여행의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