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등은 에센셜 오일로 농축되면서 합성향료보다 더 많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미란
대다수의 전문가는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사프롤, 쿠마린, 메틸 유계놀 등은 식물성향료이지만 발암성을 띠기도 하고, 라벤더 등은 에센셜 오일로 농축되면서 합성향료보다 더 많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보통 제품 속 향료는 한 가지 성분이 아니고 수십 종으로 이루어진 합성향료다. 게다가 향료 물질 이외에 향을 조화롭게 해주는 조화제, 향이 변하지 않게 하는 보존제 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첨가제가 더해져 향료가 만들어진다. 환경정의 자료에 따르면 향료에 사용하는 성분은 약 4000개에 이르고, 자주 사용하는 성분만 해도 200여 종이 된다.
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진행되었다. 향의 긍정적인 효과로 단순히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중추 신경계를 활성화해 호르몬 분비에 관여, 스트레스를 완화해 준다거나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등 심리적, 생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내세우는 향의 트렌디하고 세련된 이미지 뒤에 감춰진 또 다른 면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향료의 다양한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면역계에 작용해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접촉성 피부염,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및 자극뿐만 아니라 환경호르몬, 발암성 등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2013년 미국 여성건강 단체인 '지구를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WVE)는 보고서를 통해 개인위생용품과 생활화학제품에 포함된 향료 물질로 인하여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접촉성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를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향기가 쉽게 휘발되거나 변하지 않도록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인체 호르몬의 생리작용을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2008년 영국 의학연구소(MRC)는 태아의 생식기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임신 초기에 향수나 향료가 포함된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면 태아의 호르몬에 불균형을 발생시켜 생식기능에 문제가 있는 아이를 출산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했다.
'향 프리' 로 가는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