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too slowly)"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고,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325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수입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기존에 합의했던 일부 사안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거론하며 '폭탄 발언'을 했고, 중국이 협상에 불참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불만을 나타내며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중국 관료들이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오는 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과의 협상을 취소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중국은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태로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NN방송도 "류허 중국 부총리가 100여 명의 대규모 협상단을 이끌고 올 예정이었다"라며 "양국이 이번 협상에서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에 올 예정인 중국 대표단이 아예 오지 않거나, 규모를 대폭 줄일 가능성이 있다"라며 "협박(duress)을 받으며 협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스러운 요구는 최근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률과 호황을 누리면서 협상에 자신감을 갖게 됐고,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줄여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더 이상 중국에 손실보지 않을 것"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 세계 증시도 뒤흔들었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58% 급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6년 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 낙폭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홍콩의 항셍지수도 2.9% 급락했으며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안전 자산으로 몰리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미국이 함께 노력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라며 "중국 대표단은 미국에서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겅 대변인은 중국 대표단의 정확한 출국 여부와 일정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면서 협상이 취소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또다시 트위터에 "미국은 수년간 무역에서 연간 6천억∼8천억 달러(약 702조∼936조 원)의 손실을 봤다"라며 "중국과의 무역에서는 5천억 달러(약 585조 원)를 잃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안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의 중국 압박, 북한 비핵화 협상 망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