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구매한 디럭스형 유모차. 만 7개월에 구입한 절충형 유모차는 집에 두고, 이 중고유모차는 외갓집에 두었는데 만 5개월 반~8개월까지 가끔씩 사용했다. 중고라서 오래되고 사용을 많이 했던 제품이라 바퀴가 잘 안 굴러가고 불편한 점이 많아 조기에 사용을 접었다.
전은옥
마지막으로 아기 침대와 카시트, 유모차에 대해 이야기할까 해요. 저는 아기 침대는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니 굳이 필요하지 않고,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같이 재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신생아기에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니 그나마 괜찮은데, 뒤집기를 시작한 후로 아이는 끝없이 뒤집고 구르고 온 방안을 다 굴러다니며 잤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잡니다. 저는 매일 밤 이리저리 아기에게 밀려서 쫓기며 구겨져서 잠을 자듯이 했습니다. 아기도 수면 중 움직임이 너무 많아서 깊은 잠을 못 잡니다.
원목으로 된 아기침대나, 바닥에 깔아서 사용할 수 있고 아이가 좀 더 커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범퍼침대도 좋습니다. 아이가 구르다가 추락하거나 딱딱한 벽, 가구 등에 부딪히지 않을 수 있고, 구르는 범위에도 제한이 있으니 아기 수면교육에도 좋습니다. 부모도 편하게 잘 수 있고요.
또 어른의 침구류를 같이 사용하는 것보다는 아기는 자기 이불과 베개를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생상의 문제도 있고, 아기는 자기 이불과 베개의 냄새를 맡고 익숙한 냄새에 편하게 잠들기도 하거든요. 아기의 침구류는 땀이 많은 아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별도로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세탁하고 햇볕에 잘 말려주어야 해요.
그리고 아기를 키우다 보면 차로 이동할 일이 많습니다. 아기를 차에 태울 때는 반드시 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해야 합니다. 저도 지인에게서 헌 카시트를 얻기는 했지만, 신생아 때는 사용할 수 없는 아동용이어서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에 인터넷으로 주문했어요.
카시트는 신생아기부터 곧바로 사용 가능하며 연령에 따라 조절해서 만 6~7세까지 사용 가능한 것을 구입하면 되는데요. 카시트는 생명과 안전이 걸린 만큼, 아기의 편안함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약간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구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카시트를 싫어하는 아기도 있다지만, 카시트에 태우면 확실히 안정감 있고 안심할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카시트에 타고 좀 달리다 보면 곧 잠이 듭니다.
자동차가 없다면, 엄마가 아기를 데리고 이동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이 아기띠나 유모차입니다. 저는 육아를 책으로 배운 터라, 유모차는 3개월 이후에 천천히 준비해도 되는 물건인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유모차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런데 유모차도 신생아기부터 사용할 수 있는 디럭스형 유모차(아기가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감을 중시함, 차체가 크고 무거울 수 있으나 외출시 안정감이 뛰어나며 가격대가 가장 비쌈), 6~7개월 후부터 사용하기에 적합한 절충형 유모차(디럭스 유모차의 안정성과 휴대용 유모차의 휴대성을 절충 결합한 중간 단계의 유모차), 아기가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사용하는 휴대용 유모차(승차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가벼워서 휴대성이 좋음)로 나뉩니다. 아기의 월령에 따라, 주 사용 용도와 횟수에 따라 필요한 유모차가 다르고, 가격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제가 지인에게서 물려받은 것은 휴대용 유모차였습니다. 그나마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기가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저는 만 7개월이 될 때까지 아기를 안고 다녔습니다.
그 후에 7개월이 되어서 구매한 것은 절충형이었는데, 이것도 아기에게는 많이 불편했습니다. 제가 산동네에 살기 때문에, 아기를 병원에 데리고 가거나 시장을 보러 다녀올 때면, 가파른 언덕의 오르막, 내리막길, 울퉁불퉁 험한 노면을 자주 꽤 오랫동안 거쳐야 했습니다. 그때마다 아기는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요동쳐야 했습니다.
디럭스형은 기본이 100만 원을 상회하는 고가의 유모차라서 꿈도 꾸지 못했지만, 특히 유모차에 방풍, 방한 커버를 씌웠을 때는 아기의 모습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으니 아기를 일단 유모차에 태우면 아기의 불편함을 잘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그다지도 급했을까요. 아이에게는 늘 미안한 것 투성입니다.
이 모든 것이 겪어보기 전에는 그냥 흘려듣고만 지식이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모두가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소중한 지식이었습니다. 엄마가 잘 모르면, 엄마뿐 아니라 아기도 고생을 합니다.
부디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 없이 똘똘하게게 아기를 키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몇몇 위생용품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돈 주고 사지 않아도 됩니다. 아는 사람을 전부 동원해서 물려받으세요. 그리고 힘들고 지칠 때,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꼭 도움을 받으세요.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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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입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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