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승강장도 플랫폼이다. 승객은 비용을 지불하고 승강장에서 지하철이나 버스에 탑승한다. 그러면 지하철이나 버스는 승객을 원하는 장소로 데려다 준다. 지불 방식은 다르지만 승강장을 중심으로 가치교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참여사회
플랫폼의 구성요소
플랫폼의 구성요소는 정보통신기술 관점과 가치 교환 관점에서 정의해 볼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 관점에서 플랫폼은 컴포넌트(Component)와 룰(Rule)로 구성되어 있다. 토마스 아인스만, 제프리 파커, 마셜 반 알슈타인 등 세 명의 교수가 2008년 공동 발표한 논문➊에서는 플랫폼을 사용자 간 트랜잭션(User Transaction)에 필요한 컴포넌트와 룰의 합집합(Set)으로 규정했다. 다시 말해 플랫폼의 구성요소를 컴포넌트와 룰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컴포넌트는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서비스 모듈(Service Module), 아키텍쳐(Architecture)를 의미한다.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시스템이나 시장규모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 등의 단말기, 안드로이드 등의 운영체제를 컴포넌트라고 할 수 있으며 룰은 네트워크 참여자나 플랫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를 조율하거나 조정하는 규칙을 의미한다.
플랫폼을 가치 교환의 관점에서 구성요소를 정의해 본다면 플랫폼 사업자와 플랫폼 참여자로 분류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공급하는 주체다. 구글플레이스토어를 개발해 공급·운영하는 구글이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셈이다. 플랫폼 참여자는 플랫폼에 참여해서 가치를 교환하게 되는 그룹을 의미한다.
그리고 참여자는 다시 공급자와 수요자로 나눠볼 수 있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앱을 등록하는 개발자를 공급자로 볼 수 있고, 앱을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는 유저는 수요자가 된다. 요약하자면 플랫폼이란 '공급자, 수요자 등 복수 그룹이 참여하여 각 그룹이 얻고자 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결국 어떻게 선순환 구조의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여러분의 집에 수족관을 설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 넣어주고 물고기만 넣어준다고 해서 물고기가 잘 살 수 있을까? 모래도 넣어줘야 하고 기포도 넣어줘야 하고 물이 순환될 수 있도록 여과기도 설치해 줘야 한다.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햇빛도 볼 수 있는 곳에 위치를 잡아줘야 하고 자체적으로 먹이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먹이도 줘야 한다. 수족관도 결국 작은 생태계를 조성해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윈도즈나 안드로이드, iOS와 같은 운영체제도 결국 그 자체만 존재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앱이 구동되고, 이것을 많은 유저가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플랫폼은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
현재 '플랫폼'이라는 말은 정보통신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이라 불리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 혼자만 먹고살 수 있는 구조가 아닌 플랫폼을 이용하는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얻을 수 있어야만 플랫폼이라 불릴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플랫폼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성장하게 된다. 성공하는 플랫폼에 더욱 많은 사용자들이 몰리게 된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플랫폼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점점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플랫폼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기존의 일반적인 서비스 개념과 많은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서비스 사업모델은 재화나 가치의 이동이 사업자에서 이용자로 일방향으로 흐른다면, 플랫폼은 사업자와 이용자 간 다양한 상호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준다. 플랫폼은 장을 만들고, 나름의 규칙을 수립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플랫폼의 참여자들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플랫폼의 역할이자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