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정보>
김두레
로프를 타고 내려온 유모숙 회장이 차근차근 암벽등반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간다. 열정이 가득 찬 눈빛이다.
암벽에 박혀 있는 홀드는 회원들이 익숙해질 때 즈음 바꿔준다. 완등하기 위한 새로운 문제를 내는 차원. 홀드의 모양, 방향, 크기, 위치 등을 다르게 하면 전혀 새로운 암벽으로 재탄생한다.
"완등하지 못하면 숙제를 끝내지 못한 것처럼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어요.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하다 다음에 그 문제를 풀어내면 얼마나 짜릿한지, 그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취미로 시작했다가 이젠 청소년 암벽등반 강사로 활동한다는 유 회장의 경험담이다.
회원들은 서로 호흡을 맞추며 완등하는 성취감에 빠졌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어른들의 실내 놀이터 같아요. 완등하기 위해 회원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장혜정 총무가 밝은 에너지와 함께 한마디 건넨다.
김재훈 코치는 "암벽등반은 절제의 운동이에요. 암벽을 오르다 보면 자신의 신체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죠. 과식이나 과음을 하지 않게 돼요. 또 벽 보고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 회원들이 로프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서로를 신뢰하지 않으면 벽에 오를 수 없어요. 회원들끼리 더 돈독해질 수밖에 없죠"라며 암벽등반의 장점을 소개한다.
조병선 회원은 "한창 헬스를 다니다가 재미가 없어질 무렵 암벽등반을 시작했어요. 성취감이 엄청난 운동이에요. 하나하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매력이 정말 커요. 회원들도 참 좋아요"라며 "충남에 흔치 않은 실내 암벽등반 시설이 예산에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알고 함께 즐겼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나타낸다.
옆에 있던 최현희 회원도 "단기간에 실력이 느는 운동은 아니지만, 등반하면서 로프를 첫째 고리에 걸고, 둘째, 셋째 고리로 한 걸음씩 성장하면서 끝까지 오르고 난 뒤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니까요. 완등하고 로프를 이용해 한 번에 뚝 떨어지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기본 근력이 생기고 쓸데없는 군살이 정리되니 몸의 균형이 생겨 좋아요. 제 변화를 보고 등록한 친구도 있어요"라고 거든다.
모임을 정리할 무렵, 볼더링 시합이 열렸다. 정해놓은 홀드만 잡고 올라야 한다. 치킨 내기다.
"어휴 이거 누가 이렇게 정해 놓은 거야~ 이걸 어떻게 잡아."
"어이쿠 조금만 더하면 되겠다!"
"어~?? 으쌰!"
마침내 조병선 회원이 비상하듯 벽에서 뛰어올라 정해진 곳에 올랐다. 서로 박수를 건네며 웃음으로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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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아닌 '함께' 완등을 향하는 맨손의 스파이더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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