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외수 부부4일 오전 이외수 작가가 신작 <이외수의 캘리북> 표지에 친필을 한 후, 첫 번째로 아내 전영자 여사에게 건네고 있다.
김철관
그녀는 결혼부터 졸혼까지의 시간을 "다 행복했고 다 지겨웠다"는 한마디로 정의한다. 어렴풋하게 공감할 수 있는 양가감정에 후련함이 느껴진다.
결혼한 여성들, 특히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 사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다. 부와 권력을 가진 기업인, 유명 연예인, 영화감독, 작가 등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남성이 별거하거나 이혼을 할 경우 대부분 그 남성들의 이야기만 전달된다. 난 늘 궁금했다. 상대인 배우자의 삶은 어땠을까. 살아온 인생에 대해 할 말이 많지 않을까?
<우먼센스> 전영자씨의 졸혼 인터뷰는 그런 나의 갈증을 해소해주었다. 그의 모든 말이 신선하고 반가웠다. 결혼한 지 44년 만에 이외수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닌 '전영자'라는 한 인간으로 온전히 서겠다는 선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감정을 불러오게 했다.
당당하게 거침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이렇다 할 권력 없이 누군가의 아내로 존재하던 사람이, 침묵을 깨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색하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텐데 말이다.
'전영자'씨의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