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로동신문
4월에는 '김정은 정권 2기'가 출범했다. 지난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는 이를 공식적으로 보여줬다. 인사 변화도 상당했다. 북한은 헌법상 최고 주권 기구인 최고인민회의의 수장이자 헌법상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김영남에서 최룡해로 교체했다.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인사가 바뀐 것이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 1998년 사회주의 헌법 개정을 통해 최고 주권 기구로 작동해왔다. 당시 개정헌법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북한은 대내외 국가수반을 분리해 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내적인 대표자였다면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대외적인 대표자였다.
'김정은 정권 1기'에서도 이러한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 국무위원회가 과거 김정일 정권의 국방위원회 기능을 흡수·확장했지만, 최고인민회의 선거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뽑는 제도는 그대로였다. 그런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는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국무위원회에 신설된 제1부위원장이라는 자리를 겸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방위원회나 국무위원회 수장보다 낮은 직함을 겸했던 적이 없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내외적인 통합국가수반으로 가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형식상으로 대내외 국가수반을 분리했던 북한이 '김정은 유일체제'로 가고 있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김 실장은 "최룡해가 국무위원회 1부원장으로 간 것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 대통령 아래로 들어간 것이다"라며 "김정은이 통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당-정-입법을 하나로 묶었다"라고 분석했다.
외무성의 변화도 주목된다. 이는 최선희 제1부상의 인사로 확인할 수 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최선희 부상이 '부상'에서 '제1부상'으로 승진했다. 우리로 치면 부상은 차관보, 제 1부상은 차관급이다다. 최선희 제1부상은 국무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상근 전략연 부연구위원은 "최선희는 차관급 인사지만 단순히 차관으로만 볼 수는 없다"라며 "최선희는 제1부상인 동시에 국무위원이다, 국무위원회는 청와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능도 하고 있어 비중이 상당한데, 최선희가 여기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당 중앙위원과 최고인민회의 산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도 각각 선임됐다. 외교위원회는 남측 국회의 상임위원회 격이다.
외교위원회는 1998년 9월 김정일 체제가 출범하며 사라졌다가 19년 만인 2017년 부활했다. 이후 북한의 외교 창구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국무위원 11명 중 리수용·김영철·리용호·최선희 등 외교라인이 4명이나 포함됐다는 점도 외무성의 위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