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망언’을 정치적 공방으로 치부한 TV조선 <뉴스9>(4/16)
TV조선
채널A "'징글징글' 막말 파문… 황교안 사과"(4/16 이민찬 기자)는 망언 내용을 언급한 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차 전 의원은 글을 지운 뒤 사과했고, 정 의원은 유가족에게 한 얘기가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인천에서 열린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는 항의를 받았"고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는 점과 "한국당은 윤리위를 소집해 두 사람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설명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즉, 채널A가 주목한 것은 '차명진‧정진석의 망언'이 아니라 '황교안의 사과'였던 셈입니다.
두 방송사의 보도는 기계적 중립을 가장한 무비판적 보도였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망언과 같은 명백히 비판받아야 마땅한 발언들에 중립적 보도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 방송사는 단순히 사실만을 전달하며 어물쩡 넘어간 것입니다. 두 방송사 외에도 YTN 역시 "한국당 '막말' 차명진‧정진석 윤리위 회부"(4/16 단신), "세월호 유족 '차명진 막말 법적 대응 방침'"(4/16 단신)으로 같은 보도양상을 보였습니다.
반복되는 악의적 망언을 지적한 KBS‧MBC‧SBS‧JTBC
반면 지상파 3사와 JTBC는 자유한국당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망언을 지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MBC는 2건의 리포트를 통해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망언과 대응을 보도한 뒤 "'막말하고 사과하고' 끝없는 반복…진정성 어디에"(4/16 오현석 기자)에서 망언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사고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 지금의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과도하게 묻고있다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그러면서 단원고 유가족을 향해 여러차례 막말을 이어왔습니다. 급기야 '시체 장사' 발언을 했던 김순례 당시 대한약사회 부회장을 지난 총선 비례 후보로 공천해 당선시켰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의식과 반성이 한국당 내에서 공유되지 않다보니 유가족을 향한 막말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이번에도 해당 인사들에 대한 징계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304분 전체 희생자를 추모한다"던 황 대표의 진정성도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줌인/차명진님이 나갔습니다"(4/17 정윤섭 기자) 역시 차씨의 과거 망언들을 설명하며 정윤섭 기자가 "결국 막말이나 잘못된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우지 않으니까 반복되는 것"이라 지적했고 SBS "반복된 피해자 향한 망언…사과 뒤엔 '정치적 계산'"(4/16 권지윤 기자)도 "한국당 지도부도 일단 고개를 숙이기는 했는데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극단적인 표현으로 다른 사람의 슬픔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나쁜 행태를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JTBC "'막말' 던져놓고 징계 논의…반복된 5년의 '패턴'"(4/16 박소연 기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문제가 된 발언은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논란을 일으키고 이를 다시 수습하기 위해서 징계를 논의하고, 그러나 결론은 나지 않고 이 과정만 반복되고 있습니다"라며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다른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서도 막말 - 사과 - 징계 절차 논의의 단계를 반복했"지만 "관련 이슈가 잠잠해지면 흐지부지 되고는 합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의 연이은 망언의 배경을 짚었습니다.
[기타 보도 양상] KBS, '소외된 의인' 동거차도 주민들의 5년
KBS는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동거차도 주민들의 피해를 보도했습니다. KBS "구조에 앞장섰지만…치료도 보상도 없다"(4/16 박상훈 기자)는 세월호 참사 당시 가장 먼저 접근해 구조를 도왔던 동거차도 주민들을 찾아 지난 5년간 주민들이 "엄청난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하면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생계에도 타격이 컸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치료나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동거차도 주민들은 참사에 대해 "내 아까운 새끼들 어쩔까 하고 얼마나 운 줄 알아요? 늙은 우리들이 죽으면 죽어야지 어린아이들이 죽었다는게..."라며 회상했고, 당시 여학생의 시신을 수습한 이옥영씨는 "(치료) 한 번 받았어요. 한 번 오라고 하니까 가서 약먹고 이것 저것했는데 그 뒤로는 약 좀 보내주라고 전화를 했더니 돈을 보내야 약을 보내준다는 거예요"라며 외상후스트레스에 대한 정부의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증언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동거차도 주민들은 "세월호 침몰과 인양과정에서 발생한 시커먼 기름띠에 어장이 황폐화됐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고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5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KBS 보도 말미에 한 동거차도 주민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라며 지난 5년을 회상했습니다.
'참사 후 대책마련'을 점검한 MBC
MBC는 참사 직후 신설된 해양특수구조단의 운영실태를 점검했습니다. MBC "참사 다시 벌어진다면…지금의 '해경' 준비돼있나"(4/16 윤수한 기자)는 특수구조단이 "고난도의 해양 사고에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해 초기 피해를 줄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정부의 계획과는 달리 "현재 구조대가 있는 곳은 본단이 있는 부산과 동해, 목포 3곳 뿐"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MBC는 이미 만들어진 특수구조대 역시 인원, 예산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운영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공개했습니다. 실제 특수구조단은 "교대근무까지 고려하면 한 지역에 최소 36명의 전문구조인력이 필요"하지만 "부산과 목포 32명, 동해는 20명"뿐이었고 "부산에 있는 구조단 본단은 아직까지 청사가 없어 부산해경 별관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MBC는 보도 말미에서 "특수구조단이 전문구조인력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과감한 예산,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참사 이후 마련된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어떻게 참사를 기억할 것인가' 고민한 SBS
SBS "'반복된 참사',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4/16 김민정 기자)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SBS는 그간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이 부족했다는 점부터 지적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은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양재 시민의 숲 귀퉁이에 세워졌"고 성수대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은 "강변북로와 옆 도로 사이 외진 곳"에 설치됐다는 점을 현장을 찾아가 보여줬습니다.
이어 안산 화랑유원지에 세워질 세월호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한두 번 (추모)했으면 그만해야 하는데 그거 볼 때마다 생각이 날 건데", "왜 시내 한복판에다 합니까. 그게 안 좋죠"라는 주장을 보여준 뒤 "9·11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미국의 그라운드 제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기억하는 독일 홀로코스트 추모관은 각각 뉴욕과 베를린 도심 한복판에 설치됐"다며 해외에서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한성훈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SBS에 "(추모 공간이) 우리 곁에 있어야지 사람들이 계속해서 생각을 하게 되고. 아 우리가 이것으로부터 바뀌어야 되는구나. (그렇게) 정치규범을 바꿈으로써 달라질 수 있는 거죠"라며 추모공간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SBS는 보도 말미에 "아픈 역사는 지우는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추모공간의 의미를 되짚어볼 때"라며 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4월 15~1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Q>(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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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키워준 MBN, '세월호 막말' 숨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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