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캐낸 햇감자는 씨알이 굵고 튼실했다.
김종수
이날 취재를 위해 축제 현장을 찾은 김제시민의신문사 남성훈 기자는 "워낙 품질이 좋아 그렇지 않아도 전국적으로 인기가 좋은 상태에서 매년 축제까지 하는지라 수확 대비 판매량이 매우 좋다"는 말로 광활 감자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취재를 마치고돌아가는 그의 손에도 현장에서 직접 구매한 감자 상자가 두 개나 들려 있었다.
축제가 진행되는 공간은 광활초등학교였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요새 시골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적어서 문제다. 공간을 좁히거나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곳도 많다. 그런 상황에서 지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일부의 초등학교가 아닌 지역민 모두의 초등학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천막들 사이로 보이는 먹거리 장터였다. 광활 감자로 만든 다양한 요리코너가 준비되어 있었고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음식을 즐겼다. 감자는 어떤 재료보다도 쓰임새가 많다. 단순하게 찌는 것은 물론 튀기고 지지고 볶고 어떤 식으로든 다 가능하다. 간식과 반찬, 찌개, 국 등 안쓰이는 곳이 없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시절, 운영하고 있던 인쇄디자인 사무실이 잘 되지 않아 부업으로 밤에 군고구마 장사를 겸하던 때가 있었다. 한푼이라도 벌어보려고 했던 것이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아파트 근처에서 배달까지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버리는 고구마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고구마는 보관을 잘해야 한다. 너무 추워도, 너무 더워도 안 된다. 온도를 잘 맞춰야 되는데 당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던 입장에서 이게 너무 어려웠다.
어떤 날은 파는 것보다 상해서 버리는 고구마가 더 많기도 했다. 쓰지도 못하고 버려야 될 때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에 반해 감자는 고구마처럼 보관이 어렵지 않다. 행사장 곳곳에 가득한 감자 상자를 보고 있노라니 고구마로 인해 고생했던 예전이 생각났다. 그만큼 감자와 고구마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