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한 세계인의 평들
추미전
<순교자>의 배경은 한국전쟁, 1950년 한국전쟁 중 평양을 장악한 공산당이 목사 14명을 끌고 가 그 중 12명을 총살시키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소설은 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전개된다. 전쟁이 발발한 지 4개월여 뒤인 10월, 유엔군이 평양을 접수하면서 이 대위는 육군본부 정치 정보국 소속으로 평양에 파견된다.
처형된 12명 목사들의 진실을 파헤치는 사건을 맡아 조사하게 된 이 대위는 비극적인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 돌아온 신 목사를 만나게 된다. 14명의 목사 가운데 생존자는 단 두 사람, 그 가운데 20대의 젊은 한 목사는 정신 이상이 되어 돌아왔기 때문에 처형당한 12명 목사의 진실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유일한 목격자는 신 목사뿐이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배신자 유다'로 까지 낙인 찍히는 상황에서도 처형의 진실에 대해 침묵한다.
처형의 진실을 밝히라는 기독교인들의 요구에 단상에 선 신 목사, 그는 12명의 목사들은 신앙의 신념을 굳건하게 지키다 장렬하게 순교해 갔으며 자신은 공산당의 유혹에 넘어가 신을 부정하고 살아 남았다고 거짓 고백을 한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은 그것과는 정반대, 12명의 목사들은 공산당의 총칼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해 목숨을 구걸하며 신을 배교했고, 신 목사만이 유일하게 신앙을 지키며 당당하게 대항했던 인물이다.
기적인지, 신의 뜻인지 12명이 처형된 직후 군인들이 들이닥치면서 신 목사와 한 목사 두 사람만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신 목사는 왜 거짓 고백을 했을까? 이 대위의 추궁에 신 목사는 거짓 고백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한다.
" 불쌍한 내 교인들, 전쟁과 굶주림과 추위와 질병, 그리고 삶의 피곤에 시달리는 이들을 내가 사랑할 수 있게 도와 주시오. 고난이 그들의 믿음과 희망을 움켜쥐고 절망의 바다로 떠내려 보내고 있소. 우린 그들에게 빛을 보여주어야 해요. 영광과 환영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고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이유도 없이 고난 받고 의미도 없이 죽어가야 하는 전쟁 , 그런 가운데 교인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 지지만 현실의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 기독교인들이 고난의 나날들을 버티고 나갈 희망을 가지려면 신앙의 신념을 지키다 장렬하게 죽어간 순교자들이 필요하다는 것, 신 목사는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위해 끝내 진실을 함구하고 자신은 비겁자로 남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대위는 신 목사를 이해하지 못한다.
" 목사님의 신이건 그 어떤 신이건 세상의 모든 신들은 대체 우리에게 무슨 관심이 있습니까? 당신의 신은 우리의 고난을 이해하지도 않을뿐더러 인간의 비참, 살육, 굶주린 백성들, 그 많은 전쟁, 그리고 끔찍한 많은 일들과는 애당초 아무 상관도 하려 하지 않습니다"
" 그동안 얼마나 괴로웠겠소, 이 대위.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겠지요, 나도, 나 역시도 괴롭소"
고통받는 수많은 교인들의 피끓는 기도에도 침묵하는 신에 대해, 12명의 동료목사들이 처형당하는 가운데도 끝내 침묵할 뿐인 신에 대해 목사이기 이전 평범한 한 인간에 불과한 그도 절망하고 흔들린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절망은 스스로의 '십자가'로 지고 자신은 절망하는 교인들의 희망이 되는 길을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