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국민청원은 2019년 4월 5일 시작되어 8일 4일만에 20만 명을 넘어섰다. 18일 현재,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에 동참한 사람은 26만2835명에 이르고 있다.
화면 갈무리
2014년 7월, 광화문 앞에서 소방국가직 전환을 외치며 1인 시위를 했다. 필자는 그 당시 소방발전협의회 회장이었다. 소방공무원이 방화복을 입고 1인 시위를 이어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소방관들의 1인 시위와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으로 소방국가직 전환은 현실화하는 듯했다. 하지만 2019년 현재, 소방국가직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소방국가직 전환을 각 당의 이해관계로 정쟁화시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야당은 소방국가직 전환을 두고 정치적 셈법으로 저울질함으로써 정쟁화시켰다. 이렇게 멈춰버린 소방국가직 전환이 지난 4월 강원도 산불로 인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재등장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청원은 불과 4일 만에 20만 명이 동참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소방과 관련한 많은 요구가 국민청원에 올라오지만 동참은 1만 명 넘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무엇이 국민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 냈을까?
유례없는 대규모 소방력 동원으로 신속히 재난 대응에 나선 국가재난관리 시스템에 있다 할 것이다. 이러한 대처는 강원도 산불이 상상을 초월한 재난으로 다가온 그 강도만큼 빛을 발휘했다. 줄지어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차와 집결 장소에 모인 대규모 인력, 그리고 소방관들이 보여준 헌신에 국민은 감동했다.
어쩌면 당연한 국가의 대처에 감동한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재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 소홀했다는 방증 아닐까. 이에 대한 정상화가 불러온 감동과 이웃의 어려운 일을 안타까워하는 측은지심, 그리고 여기에 응답한 국가의 행동이 감동을 일으키는 데 한몫했다 할 것이다.
이러한 여론은 '80%에 가까운 국민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를 찬성한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소방국가직 전환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소방국가직을 정쟁의 대상으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칙적으로 소방국가직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자유한국당이 내세운 이유들은 결국 소방국가직 전환 불가 입장을 표방한 것과 다름없다.
소방국가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필자는 소방에 입문하여 현재까지 국가직 전환의 과정과 함께 해왔다. 그 과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필자의 눈엔 자유한국당의 아직 합의되지 않은 부분, '신중한 선택'이란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소방국가직 반대다. 그리고 그 반대의 이유는 문재인 정부에 공을 넘길 수 없다는 당익을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과연 자유한국당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