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무장순향 한국민족춤협회 이사장이 세월호 침몰 4주기를 한 달여 남겨 둔 시점에서 해체를 앞둔 광장극장 블랙텐트 무대에서 진혼무를 췄다.
정덕수
함께 겨울을 난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하고, 광화문광장 차일마을 해단식날 "선배님, 선배님도 우리와 함께 일단 광장에서 철수 하시죠. 그게 명분이 있습니다. 나중엔 떠나시려 해도 명분이 없습니다"란 말을 들으며 혼자 속으로만 되뇌어 봤다. "아이들이 떠난 4월 16일만 함께 하고 가는 것도 명분이 안 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라고.
그렇게 세월호 3주기를 광장에서 맞이하고 정리해 떠나오며 "이제 정권이 바뀌면 아이들이 그렇게 떠난 이유를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밝혀지겠지"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도 부질없다는 걸 깨달으며 또 다시 5주기를 맞이하다니.
미안하다. 참말로 미안하다. 그때 아이들의 죽음을 밝히는 순간까지 광장에 머물러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돌아와 이렇게 "미안하다. 참말로 미안하다"는 말만 하며 아이들이 떠난 4월을 맞이했고 다섯 번째 4월 16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