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여고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추모곡인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합창했다.
신영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충남 홍성의 한 여고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화의 시간인 '추모와 기억' 행사를 열었다.
15일 오후 홍성여고 전교생 550여 명은 4.16 연대 안순호 상임대표를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인 준영 엄마(임영애), 아빠(오홍진)를 초청해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등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자리에는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주도연 홍성교육지원청 교육장도 함께했다.
대화에 앞서 학생들은 지난주 세월호 그림 공모전 수상 작품과 꽃다발 그리고 학생과 교직원이 모은 추모성금을 준영 엄마, 아빠에게 전달했다.
이날 준영이 엄마는 "사람들은 '(세월호) 유가족은 4월이 힘들고 잔인하고 싫겠구나'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준영이 엄마는 4월이 좋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는 게 너무 두려워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그래도 4월이 되면, (잊지 않고) 길거리에 현수막도 붙고, 사람들이 4월과 준영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이야기해준다"며 "그래서 유가족인 준영이 엄마는 4월이 좋다. 자식을 잃은 부모는 그 아이를 기억하기 위해 버티며 살아간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도 준영이 엄마는 "잊지 않고 행동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준영이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304명이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할 것"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내며 "정말 안전한 학교, 안전한 나라가 돼서 여러분을 꼭 지킬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말에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진행을 맡은 김하늘 학생회 부회장도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진행을 이어갔다.
이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 <부재의 기억>이 상영됐다. 행사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 추모곡인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합창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눈물만 흘려 행사장에는 반주소리만 흘러나왔다.
홍성여고 학생들은 준영이 엄마, 아빠가 학교를 떠나려 하자 "엄마, 아빠 힘내세요"라고 말하며 서로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