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 구성원들과 함께 한 국립목포대학교 박민서 총장.
이영주
- 얼마전 목포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대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실제 참가하려고 했었나?
"KBS에 근무하는 지인과 통화하다가 전국노래자랑이 목포에서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지인에게 나도 노래자랑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결코 빈말은 아니었다.
대학 총장은 권위적이고 무게잡는 자리가 아니다. 지역의 국립대 총장이 지역민들과 어울리며 전국에 대학을 홍보할 수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느냐. 그런데 실제 참가는 못했다. 다 설득할 수 있는데 아들과 부인의 반대에 포기했다. '예선 탈락하면 창피해서 밖에 못나간다'고 하더라. 밖에는 나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나(웃음)."
- 목포대 총장선거는 몇 가지 숙제를 남겼다. 교수사회의 특정 계파의 존재, 후보자에 대한 엄격한 도덕성 검증 기준 마련과 대학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투표 반영 비율 문제다. 이에 대한 입장과 혁신 방안은 무엇인가?
"학내 특정 계파 존재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동의를 할 수 없지만, 있다면 그것 또한 부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국회에도 야당과 여당이 있는 것처럼. 총장 후보자 도덕성 검증은 어쩌면 당연하다. 대통령이 임명하고자 하는 장관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청문회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 지난해 총장선거위원회에서 총장 선거 시 마련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학 구성원들의 투표 반영 비율은 앞으로 대학평의원회가 구성되면 논의를 거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특히, 보통선거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어 시대변화에 따라 교직원의 비율을 높여가야 한다고 본다. 이미 당선 후 취임 준비위에 교직원을 포함하는 등 직원, 학생의 역할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목포대학교는 지난 2017년 12월 7일 8대 총장선거를 치렀다. 당시 박 총장은 49.98%를 득표해 0.03%p 차이로 총장임용후보자 1순위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1순위 후보자의 과거 비리 전력이 확인되면서 지난해 8월 29일 재선거를 치렀고, 같은 해 12월 12일 제8대 총장에 취임했다.
당시 목포대를 비롯한 광주교대와 전주교대 등 전국 대학 총장 선거에서는 1, 2순위자의 득표 수 차이가 0.03~2.02%p 등에 불과해 교직원과 학생들의 투표 반영비율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교수들은 1인 1표씩 투표해 100% 반영하되, 비교원들은 교수회가 결정한 비율만큼만 적용한 것이다. 국립대 직원과 학생 반영비율 평균은 19.35%, 거점 국립대학 평균은 18.69%다.
- 두 번의 선거와 총장 공백 장기화 등 취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에 대한 소회, 그리고 공백 극복 위한 노력에 대해 말해달라?
"재선거까지 치르면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박노해 시인이 '다르면 다양하다, 섞이면 풍성하다, 나누면 아름답다'라는 말을 했다. 저는 이 구절을 보면서, 의견이 다른 것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대학사회이기 때문에 존재하고, 또한 그런 의견들을 모으면 학교 발전의 아이디어들이 풍성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제안들을 우리 학교 학생들과 지역사회 발전으로 나누면 우리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사회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 흔히 지방대의 위기라고 한다.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와 미국의 하버드 등 외국 명문대학은 대부분 지방의 작은 도시에 있지만, 한국은 '지잡대' 등으로 싸잡아 폄하하는 풍토가 있다. 정부정책과 대학 운영, 기업과 시민의식 등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나?
"문재인 정부와 교육부 정책 기조가 예전보다는 많이 변화하고 있다. 정부의 국정과제 52번 항목을 들여다보면 거점국립‧지역강소대학 집중 육성 등 대학의 공공성 및 경쟁력 강화를 과제 목표로 설정했다.
입학자원 급감으로 문을 닫는 대학이 현실화되면서 지역사회에서 국립대의 역할과 비중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지역 대학 출신들의 정착과 활발한 활동 없이는 지역경제도 발전할 수 없다.
지역사회와 기업은 지역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 전남도청 등 지역 공공기관에는 목포대학교 졸업생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지역에서 거주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생각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 취임 후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움직였나?
"취임하고 이제 4개월여가 지나고 있다. 우선, 지역과 상생하며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대학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취임 후 전남 지역의 군수 등 기관장을 직접 만나 뵙고, 그 지역에서 원하는 연구 프로젝트 등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구성원 모두 자긍심이 넘치는 대학을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학생들이 성공하는 대학, 교수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총장과 학과별 교수와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8개 단과대학 소속의 2~3개 학과 교수님들과 오찬 모임을 통하여 직접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젊은 교수들부터 연륜 많은 교수까지 대화를 통해서 우리 대학이 앞으로 나아갈 길들에 대해 좋은 의견들을 많이 제시해 주셨다.
다음으로 전남지역의 명실상부한 지역 거점 국립대학교로 도약하기 위해 대학의 시스템과 운영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 그 일환으로 대학의 조직 개편안을 지금 협의하고 있다. 폐쇄적이고 고여 있는 조직의 인적 구성을 재편성해서 살아 숨쉬는 조직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통한 민주적 대학 운영을 정착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 자율개선대학, 링크플러스 사업, 교육국제화 역랑 인증대학 선정 등 성과도 만만치 않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자율개선대학은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육성하여 지방‧수도권 상생의 선순환 체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자율개선대학은 올해부터 3년간 대학별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른 자율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 올해 40억 원 이상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정원 감축 권고를 받지 않는다. 또한 목적사업 신청도 제약 없이 참여가 가능하고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지원도 모두 받을 수 있게 되어 학교 발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링크플러스 사업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정부 재정 지원사업의 하나다. '2019년 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이 공식 명칭이다. 목포대는 서남권 주력산업 고도화와 지역사회 미래를 디자인하는 산학모델을 선도모형으로 신청하였다. 총사업비는 3년간 126억으로 연간 42억 원을 지원받는 사업이다. 전남도청, 지역사회(기업) 1000개 업체가 참여한다. 최종 확정 결과 발표는 4월 중으로 예정되어 있다.
또한 교육부 주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여기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프레지던트 대학에 한국어학당(가칭 목포대 어학당)을 세워 동아시아권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 광주전남 국립대 중 경쟁률 1위를 차지했다. 목포대학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자율개선 대학선정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평가 최우수(A)등급 획득 등이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다. 또한 올해부터 광주·전남권 통학버스를 전면 무료로 운행하는 등 학생복지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더불어 ▲ 모집단위 및 전형유형 지원 유연화 등 입시제도 개선 ▲ 학부제 모집단위의 성공적 정착 등이 맞물려 얻어진 결과로 판단된다.
학생 복지 및 학습 환경도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 학생생활관 리모델링을 통한 학생주거복지서비스 향상, 학생 복지시설(학생회관, 대운동장, 체육시설, 휴식공간 등) 리노베이션, 학생 수업환경(강의실, 실험실, 실습실, PBL 학습실, 자습실 등)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의과대학 설립은 공공의료 확보 차원에서 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