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천주산의 진달래 꽃대궐 울긋불긋 꽃 대궐이 펼쳐져 장관이다.
최정선
소박해 보이는 창원 천주산(天柱山·640m)에 울긋불긋 꽃 대궐이 꾸려졌다. 눈부신 천주산의 봄은 아기 진달래의 붉은 빛에서 시작한다. '고향의 봄' 이원수 선생의 꽃 피는 산골 고향이 바로 천주산이다. 천주산은 '하늘을 받치는 기둥(天柱)'이란 뜻으로 창원시와 함안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무엇보다 진달래 군락지로 손꼽히는 명산이다.
산의 봄은 길섶에 붙은 자그마한 야생화에서 시작해 봄 산의 주인공 진달래의 붉은 빛이 불타며 절정에 이른다. 지루하고 혹독한 겨울을 벗어나 붉은 태양과 경주하는 진달래꽃이 피는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천주산의 용지봉(龍池峰)이다. 열흘 붉은 꽃이 없듯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처럼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천주산의 붉은 기운도 열흘 남짓 치달았다 사라질 것이다.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가 웃기 시작하면 비로소 봄을 소스라치게 느끼지만, 곧 사라지는 산꽃들. 우리나라의 진달래로 유명한 산이 꽤 많은 것 같다. 천주산을 비롯해 창원 무학산, 거제 대금산, 대구 비슬산, 여수 영취산, 창녕 화엄산, 인천 무학산 등이 줄줄이 엮여 이어진다.
천주산의 불타는 진달래를 마주하고자 달천계곡 주차장에 하차해 우측으로 난 임도로 방향을 잡는다. 달천계곡은 조선 숙종 때 미수 허목(許穆)이 계곡 암반에 '달천동(達川洞)'을 각인한 이후 불린 지명이다. 천주산은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아 한나절 산행하기 딱 좋은 산이다.
무엇보다 봄 산의 꽃구경을 한다면 천주산의 핫한 봉우리 용지봉을 추천한다. 용지봉의 전망 데크를 중심으로 펼쳐진 진달래 군락은 전국의 산객을 불러 모을 뿐 아니라 산을 모르는 상춘객들까지 합류하게 한다.
천주산으로 오르는 대표적인 길은 창원 의창구 북면 달천계곡과 천주암 입구 두 곳이다. 산객들은 보통 창원시 북면 고암마을에서 구룡산을 지나 용지봉을 찍고 달천계곡으로 내려오는 횡단형 코스를 선택한다. 하지만 봄꽃 구경이 목적이라면 달천계곡의 주차장에 주차한 후 용지봉까지 오른 뒤 다시 회귀 하산하는 코스가 제격이다. 천주암에서 출발하는 것이 달천계곡 쪽보다 1㎞ 정도 가깝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