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이전의 아라세댐 모습.
츠루 쇼코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현 야츠시로시 사카모토촌에 있었던 아라세댐은 구마강수계종합개발사업의 하나로 1954년 3월 준공했다. 중력식 콘크리트댐으로 폭 210m, 높이 25m, 총저수량 1013만 7000t, 수력 발전용량은 1만8200㎾였다.
당시 일본 지방정부는 댐을 건설하면 홍수가 없어지고, 관광객이 증가하며, 어업이 번성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또 인근 바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되레 발전으로 얻는 전기는 무료 공급한다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할 때 내세웠던 장밋빛 청사진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이날 심포지엄에서 츠르쇼코씨는 댐이 건설된 뒤 구마강 하구의 경제가 쇠락한 상황을 설명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것은 은어 조업이었다. 구마강은 30cm 대물 은어가 잡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이 때문에 구마강 은어는 일본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됐고, 지역 어민들의 주 수입원이었다. 8년 전, 그는 취재팀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예전에 작은 은어 떼가 구마강을 거슬러 올라갈 때면 강바닥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말 그대로 물 반 고기 반이었죠. 장관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연안에서 100㎞ 상류까지 이어졌어요. 막대기로 수면을 한번 때리면 5∼6마리가 잡힐 정도였고, 밤에는 잠자는 은어를 손으로 잡을 만큼 많았어요."
아라세댐이 건설된 뒤 이런 장관과 함께 어민들의 주 수입원도 사라졌다. 츠르쇼코 씨는 "댐 공사 이전 5000명(조합원 2000명)에 달하던 은어잡이 수는 댐 건설 이후 300명으로 급감했다"면서 "은어잡이를 포함한 전업 어부는 고작 3명뿐이고 댐 건설 직전 2만여 명에 달하던 주민도 하나둘 마을을 떠나 현재 5000여 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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