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권·이광균진천군립 생거판화미술관에 5월 31일까지 전시되는 북한의 현대 판화를 협조한 중국의 이광균 교수와 전시를 주관한 김준권 작가가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덕수
북한의 현대 판화를 한국에서 볼 기회를 마련한 김준권 작가에 대한 얘기를 그동안 두 번 했다. 김준권 작가에 대한 이야기라기엔 북한의 판화에 더 방향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분명 전시를 마련한 이의 수고까지 외면하지 않았음을 거듭 밝힌다.
그리고, 오마이뉴스 독자와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이들에게 보다 사실적인 내용을 전달하고자 영상을 준비하는 중이란 걸 미리 밝혀둔다. 영상이 완성되면 직접 전시장을 방문했을 때만큼은 못 되더라도 어느 정도는 만족감을 주리라 생각한다.
1985년 여름부터 한동안 인사동에서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한 덕에 화랑에 걸린 작품을 보면 대충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준은 됐었다. 어떤 일이나 평생 해야 보다 깊고 풍부한 지식을 갖추는데 역시 취미는 취미일 뿐 생업이 먼저라 미술은 다시 거리를 두게 됐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어떤 일을 할 때 '구도'나 '구성' 등 미술적인 감각이 필요한 경우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면서도 표출된다. 가령 촛불집회가 불붙었을 때 광화문미술행동과 함께 '차벽 넘어 광장으로'란 프로젝트의 한 부분 '바람 찬 전시장' 설치에 참여하게도 했다. 대략적인 설명만 듣고 이동과 설치가 용이하고, 보관도 가능한 벽체 제작을 의뢰 받았을 때 설계도면 하나 없이 맡았고 짧은 시간에 해결했다.
그런 인연이 강원도 동쪽 끝 양양이란 지리적 여건을 극복하고 충북 진천에서 이뤄지는 '평화, 새로운 미래-북한 현대판화전'을 준비 단계부터 거의 모든 자료를 받아 소개하는 힘이 됐다. 도록 편집단계에서 먼저 받아 본 도록 편집본은 전시된 작품을 촬영한 사진과는 다른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