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알현실.뜻밖의 이 공간은 천장에 크고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다.
노시경
천장에 크게 뚫린 구멍에는 원래 구멍 크기만한, 천장을 덮는 반원형의 쿠폴라가 얹혀 있었다. 그리고 그 쿠폴라 내부에는 로마시대의 아름다운 모자이크 장식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쿠폴라도 모자이크도 모두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장식은 다 사라지고 건물의 골격만이 남은 모습이 왠지 더 처연하게 아름다웠다.
알현실의 동그란 벽면 곳곳에는 움푹하게 뚫린 공간인 벽감(壁龕) 여러 개가 눈에 띈다. 원래 벽감은 조각이나 장식품을 놓는 공간인데, 이 벽감 안에도 원래는 로마 신들의 생동감 넘치는 조각상들이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로마에서 공인된 이후 이 로마의 신들도 모두 안타깝게 사라져 버렸다.
이 알현실 공간에서는 가끔 '클라파(Klapa)'라고 하는 남성만으로 이루어진, 크로아티아 전통 아카펠라 그룹이 노래를 부른다. '클라파'는 크로아티아의 달마티아 지방에서 불려지는 전통적인 아카펠라 음악으로서,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서 깊은 음악이다.
교회음악에서 시작되었다는 '클라파'는 친구들의 그룹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들의 아카펠라는 나라와 바다, 그리고 사랑과 포도주를 칭송하고 있었다. 남성 8명이 부르는 노래의 조화와 반복되는 멜로디가 너무나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