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의 시조인 도선국사의 전설이 서려 있는 국사암. 오른편의 기와지붕의 사당은 최지몽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국암사다.
이돈삼
풍수지리의 시조 도선국사도 그 마을 출신이다. 국사의 탄생 설화도 전해진다. 빨래를 하던 도선의 어머니 최씨가 물에 떠내려 온 푸른 외 하나를 건져먹었다. 그날 이후 태기를 느꼈고, 아이를 낳았다.
처녀의 몸이던 그녀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마을의 큰 바위 위에다 아이를 가져다 버렸다. 며칠 뒤에 가서 보니, 비둘기들이 날개로 아이를 덮어 보호하고 있었다. 그 아이가 도선이다. 구림(鳩林)의 지명 유래와 엮이는 얘기다. 설화 속의 바위가 국사암이다.
한석봉의 얘기도 전해진다.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가 글쓰기와 떡 썰기 시합을 한 곳도 이 마을이란다. 개성에서 태어난 한석봉이 스승인 영계 신희남을 따라 영암으로 내려왔다. 마을에 있는 죽림정사에 머물며 글씨를 익혔다. 어머니가 떡장사를 한 곳은 가까운 독천시장이다. 마을에 있는 육우당(六友堂) 편액이 그의 글씨다.
고려 왕건의 책사였던 최지몽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왕건으로부터 닭과 오리가 한 둥지에 있는 꿈 이야기를 듣고, 삼한통일로 해몽을 한 인물이다. 고려 태조 때부터 성종 대까지 왕조의 기틀을 다졌다. 그를 배향하고 있는 국암사가 국사암 바로 옆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