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쑥국과 정갈하고 맛깔스런 반찬에서 집밥 느낌이 오롯하다.
조찬현
도다리쑥국 한 그릇에 겨울의 해묵은 찌꺼기는 다 털어냈다. 사실 밥 한 끼니가 어찌 보면 별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마다 봄철이면 해쑥을 뜯어 도다리와 함께 쑥국을 끓이기도 하고 미역국도 끓여먹는다. 도다리쑥국을, 도다리미역국을.
도다리쑥국은 요리법도 별로 어려운 게 아니다. 콩나물을 삶아낸 국물에 쑥과 도다리를 넣어 끓여내기도 하고 쌀뜨물에 된장을 약간 풀어 끓이기도 한다. 도다리와 어슷어슷 썰어 넣은 무가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쑥을 넣어 한소끔 더 끓여낸다.
도다리회와 도다리쑥국은 바다가 있는 여수에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도다리회의 참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군포차에서, 도다리쑥국은 환희식당이 잘한다. 정갈하고 맛깔스런 반찬에서 집밥 느낌이 오롯하다. 오랫동안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음식을 해와 손맛이 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이곳은 식사시간에 가면 이른 시간부터 분주하다. 끼니가 약간 지난 시간에 가야 밥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사전에 전화예약을 하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입안에 아른거리는 따사로운 봄을 느끼려면 어느 정도의 기다림은 감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