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지켜보는 김진태-이종명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월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그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사과 못하겠다고 맞대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서로 설전을 벌이는 사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의원 등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남소연
- 이종명 의원은 이미 징계하기로 결정됐는데, 왜 의원총회에 안 올리나?
"아직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의원들과 같이 처리하겠다."
- 왜 같이 처리하나?
"같이 처리하겠다."
- 왜….?
"…."
지난 13일, 나 원내대표는 이미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제명하기로 한 이종명 의원징계안을 왜 의원총회에 상정하지 않는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직 징계 여부가 결정 나지 않은 김진태‧김순례 의원과 "같이 처리하겠다"는 답을 반복한 채 자리를 떠났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 8일에도 있었다. 백브리핑 도중 이종명 의원 제명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나 원내대표는 "그만하시죠"라면서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급히 떠났다. 특히 "그만하시죠" "이 정도까지만 하시죠"는 곤란한 질문 뒤에 따르는 나 원내대표의 대표적인 대답 레파토리다.
그는 지난해 12월 11일, 원내대표 당선된 이후부터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이 있을 때마다 "꼭 해야 하느냐"라며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백브리핑은 정치인이 공식 일정이 끝난 후 기자들 앞에서 회의 결과 등을 브리핑하고, 현안 등에 대해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자리다.
당시 그가 집중적으로 받은 질문 주제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전임이었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5.18 진상조사위) 위원 추천 문제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했고, 당 안팎에서는 지만원씨를 위원으로 추천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지씨는 이미 거짓으로 판명 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당시 나 원내대표가 취한 전략은 '정면 돌파' 대신 피하기였다. "의견 수렴 과정에 있다", "아직 내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등의 답으로만 갈음했다. 기자들의 5.18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그만 좀 괴롭혀라"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자리를 떠나려는 그를 기자들이 붙잡으면 "뭐 물어봐? 또 5.18?"이라며 에둘러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다 한국당이 공식적으로 5.18진상조사위 위원 3명을 추천한 건 지난 1월 14일. 5.18진상조사위 출범 4개월만이었다. 그러나 자격미달 위원 2명을 고집하면서 5.18진상조사위는 반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관련기사: '북한군 광주 남파설' 유포한 변호사, 5.18 조사위원이라니)
계속되는 '시간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