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효고(兵庫) 현의 히메지(姬路) 성. 천수각의 우아한 자태와 흰색으로 칠한 성의 외벽과 날개 모양의 지붕이 흰 새와 비슷하다고 해서 '백로성(白鷺城)'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이한기
히메지(姬路) 성, 4개의 천수각 모두 일본 국보
일본 효고(兵庫) 현의 히메지(姬路) 성. 천수각의 우아한 자태와 흰색으로 칠한 성의 외벽과 날개 모양의 지붕이 흰 새를 닮았다고 해서 '백로성(白鷺城)'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히메지 성 근처에는 '백로(白鷺)중학교'도 있다. 일본 성곽 건축의 최전성기를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천수각은 국보로 지정됐고, 1993년에는 히메지 성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천수각(天守閣)'은 일본의 성(城)에서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누각 부분을 뜻한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천수각이 '대천수(大天守)'다. 일본의 성 가운데 천수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 12곳. 이 가운데 천수각이 국보로 지정된 건 히메지, 마츠모토(松本), 이누야마(犬山), 히코네(彦根), 마츠에(松江) 성 다섯 곳뿐이다.
히메지 성 천수각은 모두 4개. 하나의 대천수와 3개의 소천수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이례적으로 대천수각(11호), 서소천수각(12호), 건소천수각(13호), 동소천수각(14호) 모두 국보로 지정됐다. 천수각 안을 층별로 관람할 수 있어 천수각을 구경하러 히메지 성에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천수는 돌로 된 기단의 높이가 14.85m에다 목조 건축물의 높이가 31.5m로, 주위보다 45.6m가 높아 더 웅장해 보인다. 어느 곳에서든 눈에 띄는 히메지의 랜드마크다. 천수각은 겉에서 보기에는 5층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지상 6층과 지하 1층인 7층 규모로 돼 있다. 대천수는 직경 1m 안팎인 '동대주'와 '서대주' 두 개의 기둥이 지탱하고 있다.
히메지 성은 높은 언덕이 아닌 평지에 세워진 평산성(平山城)이다. 산과 평지의 이점을 살려 둘을 결합시킨 성곽이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외성, 중간성, 내성 등 3중으로 만들었고, 일본의 성 가운데서도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건축학에서 매우 귀한 대접을 받는다.
1333년에 처음 지어졌고, 16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천수각을 증축했다고 전해진다. 1601년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사위인 이케다 테루마사(池田輝政)가 개축해 1609년에 완성했다. 현재 히메지 성에 있는 건물의 대부분이 이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증·개축을 거듭한 까닭은 목조 건축물인 탓에 화력 무기가 발달할수록 보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백로성'이라 불릴만큼 아름다운 흰색 외관도, 회반죽을 사용해 화력에 잘 버틸 수 있도록 만든 결과물이다.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한 장치도 다양하다. 미로처럼 꺾어지는 길들이 많고,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성벽을 부채꼴로 만들었다. 천수각을 지키기 위해서다. 대천수각과 소천수각을 복도로 이어지게 만든 것도 일본의 성 가운데는 유일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