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새로운 미래북한의 판화작품이 최초로 국내에 대규모로 전시된다.
정덕수
김준권 작가는 "잘 아시다시피 고래로부터 우리나라의 판화문화의 전통은 깊고도 넓다. 돌이켜보면 휴전선 너머 그 곳도 한울타리였지 않았는가? 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 온 반세기 이상의 세월은 많이 달랐던 듯싶다"며 남과 북의 판각문화가 한울타리에서 태동되어 전승되어 왔음을 힘줘 말한다. 그리고 "언제나 예술이 그 사회의 반영이었다면 이제 신한반도 시대를 여는 마당에, 닮은 듯 다른 북녘 땅의 삶을 좀 더 이해하려는 첫걸음"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로서 새로운 이 땅의 변화를 마중하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 대해 "중국 "랴오닝 아시아문화발전공사" 이광군 박사의 전폭적인 협조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덧붙여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도 이를 통해 서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라며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서울 인사동에서 나무화랑을 운영하는 김진하 아트디렉터는 도록에 북한의 판화가 외부에 전시된 사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동안 북한의 판화는 우리에게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2008년 9월 뉴욕에서 Korean Society 주최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판화전람회>가 있었는데, 판화장르만의 첫 국외전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2011년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이상향의 끝에 선 북한의 모습 North Korean Images at Utopia's Edge> 이란 전시명으로 니콜라스 본너란 수집가에 의한 24작품의 작은 전시가 있었다.
출품된 작품은 대개 북한주민의 일상생활이나 자연풍경 등을 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북한의 판화가 대외 선전지인《朝鮮》1960년 46호에, 사진화보집인《朝鮮畵報》1966년 4호와, 1984 년 8호에 『現代版畵』란 제목으로 지상전의 형태로 소개된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직접 소개된 북한판화는 2018. 8월 '경기도 문화의 전당 소담한갤러리'에서 열린 <한·중수교 25주년 기념판화 전-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展에서의 한국과 중국작가들이 중심이 된 전시에, 북한의 판화 개척자인 배운성·정현웅·김건중·손영기·함창연 외 현역작가 등 28명의 판화 70여 점이 선보인 적이 있다. 그러니까 이런 간헐적이고도 단편적인 소개로만 보자면 그동안 북한의 판화는 외부로는 거의 알려진 게 없었다는 뜻이 된다. 북한판화의 2, 3, 4세대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는 115점이 대거 선보이는 이번 전시가, 아마도 북한 판화가 밖으로 소개되는 가장 큰 규모일 것이다.
김준권 작가와 김진하 아트디렉터의 허락을 받아 전시되는 북한의 작품 몇 점을 소개한다. 전시되는 작품 전체를 받아 기자가 임의로 선택했음을 먼저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