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별장 성접대 의혹 리스트에 등장했던 사회 고위층 인사들의 말
임병도
MBC 'PD수첩'은 윤중천 회장의 강원도 별장에서 성접대 의혹을 받은 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김학의(전 법무부 차관), 성OO(전 OO원 국장), 박OO(일산OO병원 원장), 이OO(OO당 인수위 대변인실), 박OO(OOO건설 대표), 이OO(OO그룹 부회장), 문OO(OOO그룹 회장), 김OO(OO건설 회장), 하OO(OO대 교수), 지OO(OOO피부과 원장), 최OO, 손OO 등 사회 유력인사
별장 성관계 동영상에는 2013년 3월 13일 박근혜 정권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김학의씨가 등장합니다.
당시 김 차관은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지만 저의 이름과 관직이 불미스럽게 거론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저에게 부과된 막중한 책임을 수행할 수 없음을 통감한다"라며 "더 이상 새 정부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직을 사임한다"라고 6일 만에 차관직에서 사퇴합니다.
김 전 차관은 "확인되지도 않은 언론 보도로 인해 개인의 인격과 가정의 평화가 심각하게 침해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라면서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 반드시 진실을 밝혀,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중천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건설회사가 50억 원대의 경찰청 교육원 골프장을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윤 대표가 경찰 수뇌부에 성접대를 하고 공사를 수주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경찰 고위 관계자들의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대부분 혐의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트위터에 '만약 성접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할복자살하겠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육안으로 식별 가능했던 영상"... 하지만, 검찰은 '무혐의'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에는 다수의 여성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등장합니다. 동영상에는 김 전 차관이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성접대 의혹에 대해 SBS와 단독 인터뷰를 했던 여성 사업가 A씨는 윤중천 대표가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검찰총장이 되면 한번 크게 써먹겠다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라고 밝혔습니다.
동영상에 등장했던 여성들은 영상 속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김학의 전 차관을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2013년 11월에 윤중천 회장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해 혐의가 없다면서 불기소 결정을 내립니다.
2013년 11월 검찰이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씨 성접대 혐의에 대해 동영상 속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피해여성은 2014년 7월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며 김 전 차관과 윤중천씨를 '성폭력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상습 강요)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합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는 '엉망진창'이었습니다. 1차 수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한 검사가 다시 수사를 배당받았고, 2차 수사에서도 동영상 속의 여성과 고소인이 동일 인물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다시 김 전 차관 등을 무혐의 처분합니다.
검찰 수사 과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말도 나왔습니다. 지난 14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안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학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이 '당시 화질이 깨끗한 동영상 원본과 흐릿한 영상을 입수했는데 왜 흐릿한 영상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느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민 청장은 "육안으로 봐도 식별이 가능했기 때문에 국과수 감정 의뢰 없이 동일인이라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라고 답했습니다.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검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