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1주년 건군절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했다고 9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서한을 보낸 당 초급선전일꾼대회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와 상관없이 10일로 예정되어 있던 행사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보낸 서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전에 작성됐는지 후에 작성됐는지는 알 수 없다. 보통 김 위원장의 이름으로 나가는 서한은 작성과 검토를 위해 몇 주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성 시점과 관계없이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경제발전'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밝힌 '경제발전 총집중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는 1년 전 북이 내세운 목표가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 불발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2018년 4월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전국이 사회주의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과 정치국 위원부터 도·시·군, 주요공장, 행정 간부 등이 모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밝힌 북의 미래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를 두고 "김정은이 경제발전을 독려한 건 비핵화의 길을 가기로 했던 것을 다시 무르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라며 "비록 이번에 (북미 회담의) 성과가 없었어도 우리는 가던 길을 계속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김 위원장은 주민들을 향한 걱정도 감추지 않았다. 당이 주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언급한 건 그래서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전체 인민이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좋은 집에서 살게 하려는 것"이 '투쟁 목표'라고 밝혔다. 인민들의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당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도 못박았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했던 주민의 실망을 누그러뜨리면서도 결집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민 실장은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러 하노이에 간다는 것을 북 주민들에게 다 알리고 갔다. 사진도 찍고 뉴스에도 내보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번 회담 이후 제재가 어느 정도 풀릴 거라고 기대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아직 북에서는 합의가 불발된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바깥소식을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겠지만, 어쨌든 김정은으로서는 이 실망감을 다독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정은 "수령도 사람"